"아예 한국 돌아가야 하나" 한인학생 모두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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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한국 국적의 영주권자인 조승희(23.Cho Seung Hui)로 알려지자 미국 한인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국내 언론은 영문 성명을 옮기는 과정에서 범인 이름을 당초 ‘조승희’로 보도했으나, 외교부는 ‘조승희’로 공식 확인했다.

현지 한인회와 학생회는 처음 사건 소식을 접하자 한국인 학생 사상자 파악에 동분서주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24시간 지난 뒤 용의자가 한국인으로 확인되면서 앞으로 몰아칠 후폭풍에 걱정하는 분위기로 전격적으로 바뀌었다.

버지니아 공대 한인 학생회 이승우 회장은 "한국 학생들 모두 난리가 났다"며 "모두들 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일주일 휴교령을 내렸는데 아예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한인 학생 모두 충격에 빠진 상태"라고 밝혔다.

17일 오후 캠퍼스에서는 교수.학생 대표들을 모인 가운데 비상총회를 열리는 데 한국 학생들의 총회에 참여 여부에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지니아 지역의 한인학생회(KASA)의 관계자는 "이런 사건이 발생하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버지니아 공대 한인 학생회 홈페이지(vtksa.cafe24.com)에는 이날 내내 네티즌들이 몰려 접속이 자주 끊겼다.

북버지니아 한인회 백인섭 회장은 이날 하루를 '전쟁 같은 날'이라고 표현했다. 백회장은 "충격이 크다"며 "버지니아 공대 한인 재학생 중 상당수가 북버지니아 출신이라 걱정이 컸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1차 총격이 발생한 웨스트 엠버 존슨 홀 기숙사에 살고 있던 한국인 이모(21)씨는 "이번 사건의 범인이 여자 친구를 찾으면서 교실에 들어가서는 한 사람씩 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미주 중앙일보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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