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신규채용 크게 줄었다/대기업/20∼30%씩…일부선 아예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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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경기 안풀리면 상당기간 지속” 재계
올 상반기중 대학생들의 취업문이 아주 좁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최근 경기전망이 불투명함에 따라 대졸자(ROTC 전역자 포함)의 신규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20∼30%씩 줄여잡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중 1천1백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던 현대그룹은 내달중 1천명이 채 안되는 인원을 채용할 계획이며,럭키금성그룹은 작년에 8백50명을 뽑았으나 올해는 2백명이 줄어든 6백50명만 모집키로 했다.
또 지난해 상반기중 3백여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했던 한진그룹은 올 상반기에는 거의 채용하지 않을 계획이고 1천1백명을 모집했던 삼성그룹도 채용규모를 크게 줄인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밖에 한국화약그룹은 상반기 대졸사원 채용규모를 작년 2백50명에서 올해는 2백명으로,태평양그룹은 1백65명에서 50명으로 각각 줄일 예정이며 ▲대우(작년 채용규모 5백명) ▲코오롱(2백명) ▲선경(1백명) 등도 인원 채용규모를 축소할 계획이다.
특히 삼양사·한라·한보·동아건설 등 상당수 대기업은 이번 상반기에 대졸 신입사원을 전혀 모집하지 않을 방침을 세웠다.
한편 금융기관 가운데는 외환·한일은행 등이 작년보다 다소 줄어든 신입사원을 뽑을뿐 조흥·서울신탁·상업은행과 대신증권 등 상당수는 채용이 아예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산그룹은 작년보다 10명 늘어난 1백60명을,롯데그룹이 11명 늘어난 1백60명을 뽑는 등 일부 기업만이 인원을 늘려 뽑을뿐 대부분의 기업들은 신규사업을 위해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소한의 인원만 뽑으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여러 기업이 입도선매를 해갈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ROTC 전역예정 장교(5천여명으로 추산됨)들과 올 8월에 대학문을 나서는 학생들은 직장을 구하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재계의 한 관계자는 『각 기업들이 내실경영차원에서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가능한한 줄이려 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기업경기가 크게 되살아나지 않는한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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