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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 산학협동 풍성… 글로벌 인재 量産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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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울산대 건설환경공학부 4년 김영채(25.토목전공)씨는 지난 3월부터 캠퍼스를 떠나 강원도 홍천군 구성포리 대림산업 국도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울산대의 '산학협동 교육'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그는 이 곳에서 급여를 받고 숙식을 제공받으며 학교에서 배운 토목공학 이론이 토목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 가를 체험하고 있다.

울산대 공대생 중 김씨처럼 1년 동안 기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학생은 모두 6명. 이들은 내년 2월까지 산업체에서 일한 뒤 3월부터 학교로 돌아와 4학년 과정을 다니게 된다. 5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게 되는 김씨는 "1년 늦게 졸업해도 졸업 전에 취업하고 싶은 직장에 대해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주로 공대에 적용되는 이 교육과정은 한 학기 동안 매주 하루씩 기업체로 출근하는 단기형부터 1년간 기업체에서 일하면서 학점을 받는 장기형까지 세 종류로 구분된다. 이 같은 산학협동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전공과 관련 있는 기업체.공공기관에서 편리한 시기에 교육을 받을 수 있어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측은 기업체 간부를 산업교수나 현장지도 강사로 위촉, 실습과 생활지도를 책임지게 하는 등 철저하게 관리한다.

이 과정을 거친 학생들을 기업체에서 선호해 공과대 취업률이 2001년 75.1%, 2002년 79.3% 등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공과대 10개 학과는 '교육과정의 품질인증제'라 불리는 공학교육인증제(ABEEK)를 도입하고 있다. 이 제도는 기업체, 학생, 학부모, 전공 학회 등이 요구하는 대로 교육과정을 짠 뒤 강의 내용 철저하게 검증 받는다.

시장, 시의회 의장, 상공회의소 회장, 기업체 CEO 등으로 구성된 산학협동위원들이 교육과정을 자문하고 있다. 2000년 94억원을 들여 준공한 지하 1층, 지상 8층(연면적 3천2백 평)규모의 산학협동관에는 고가의 장비들로 가득차 있어 학생들은 수준 높은 실습에 참여할 수 있다.

이 곳에서는 현대중공업 민계식 사장과 김형벽 전 회장 등 겸임교수를 맡은 40여 명의 대기업 CEO들로부터 경영현장의 생생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재단측은 인문계에도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1994년부터 인문대학 7개 학과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자매결연한 외국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해외 현장학습을 하고 있다.

일본어.일본학과 3학년 학생들은 지난 4~7월까지 4개월 동안 일본 시마네 현립대학과 후쿠오카 공대 등 3개 대학에서 공부하고 16학점을 땄다. 사회과학부 학생들도 2학기에 러시아 국립 극동대학에서 공부했다. 이 해외 현장학습은 학생들이 별도의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데다 휴학하지 않고 해외연수를 받을 수 있어 인기다.

울산대의 해외 현장학습은 9개국 34개 대학에서 실시 중이며 이공계 학생들도 전공과목 해외연수를 떠날 수 있다. 이 같은 현장학습은 튼튼한 재단(현대)의 지원이 있어 가능하다고 회사측은 설명하고 있다.

어학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2000년에 만든 언어별 어학실습실 '나라방'은 울산대의 자랑거리다. 영어.일본어.중국어.프랑스어.스페인어 등 5개 방은 해당 국가의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어 어학실습 효과를 높이고 있다. 울산대생들이 서울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길도 내년 3월부터 열린다. 지난달 19일 고려대와 학생교류 협정을 맺고 두 대학 모집정원의 3%내 학생들이 상대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학부 및 대학원생의 학점을 2학기 내에서 인정해 준다. 계절학기는 제한 없이 들을 수 있다.

이재기 기획처장은 "지방에 있지만 서울.해외에서 마음 놓고 공부하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곳이 울산대"라며 "재단측이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진 기자
사진 =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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