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마지막에 어색한 장면이 발생했다. 한국 측의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이 분위기와는 전혀 맞지 않는 '한국의 뇌물 스캔들'얘기를 꺼낸 것이다. 그는 한국 호텔 숙박권과 김치 등이 경품으로 나와 있는 추첨행사가 끝난 후 인사말을 하면서 느닷없이 "오늘 결과가 좋았다. 한국에서는 정치인들이 뇌물을 받은 일로 시끄럽다"고 말을 열었다.
'뇌물'이란 단어에 순간 연회장은 썰렁해졌다. 李장관은 "뇌물은 주어서도 받아서도 안 된다. 그러나 오늘은 한.일 문화 교류에 공이 큰 문화청 문화교류과장님, 총무성 담당과장님, 국토교통성 담당 국장님들이 당첨됐으며 (우리로서는) 합법적으로 감사를 표하게 돼 매우 만족한다. 흑막은 없다"고 말했다. 李장관은 "모든 분이 내년에도 큰 복을 받기를 기원한다"며 인사를 끝냈다.
물론 李장관은 딱딱해질 수 있는 인사말을 재미있게 풀어보려고 '뇌물'얘기를 섞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을 대표해 공식 행사에 참석한 장관이 일본인들 앞에서 굳이 모국의 치부를 인사말의 재미 소재로 활용해야 했을까. 도쿄에 주재하고 있는 한 한국인 참석자는 "李장관은 제3국 사람인가"라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오대영 도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