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당 선전에 현대 “희색만면”/그룹경영에 미칠 영향분석등 부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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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이젠 당과 손떼고 경영에 힘쏟을때”
국민당이 이번 선거에서 많은 의석을 차지하자 현대그룹은 『그런대로 성공했다』고 평가하며 밝은 표정이다.
현대그룹 임원들은 25일 오전 계열사별로 가진 모임에서 『국민당이 기본적인 입지를 확보한만큼 현대그룹에 대해 정부가 총선전처럼 노골적이고 부당한 압력은 가하지 못할 것 아니냐』고 전망하며 현대그룹경영에 미칠 영향을 진단하는 모습들.
간부진들은 그러나 현대창업주 정주영씨의 도전적인 창당이후 고위공직자 사이에 조성된 반현대분위기가 쉽사리 사라지기는 어려워 상당기간 현대호가 힘든 항해를 계속해야 할 것으로 점치며 「정부가 정도를 걸어줄 것」을 촉구했다.
현대계열사의 한 사장은 『창업주가 정당을 만든 만큼 그동안 현대 임직원이 열과 성을 다해 국민당 지원을 한 것은 사실이나 이제부터는 현대와 국민당이 명확한 선을 긋고 각자 분연의 업무로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피력.
그는 『그동안 현대 직원들은 내부 단합이라는 소중한 결실을 얻었으므로 이제부터는 정치에서 손을 씻고 단합된 힘을 기업경영과 경제활성화에 쏟겠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의 간부도 『이제부터는 국민당도 현대와의 관계를 확실히 끊어주지않으면 당이 곤란한 입장에 빠질 것이며 현대도 당과의 절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와 국민당의 연결고리가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하며 대우등과의 갈등이 표면화되는등 총선후유증이 심각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재계인사들은 『현대의지원에 힘입어 국민당이 선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대가 자만할 경우 다른 그룹과의 충돌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재계에 많은 분란이 일어날 수 있다』며 현대와 국민당이 명확하게 분리될 것을 촉구하고 있다.<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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