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씨 살해 제3자 사주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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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가만둬도 유산 받을수 있는 부인이 왜 서둘러 “청부살해” 했을까가 의문
부동산업자 이정식씨(63)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숨진 이씨의 부인 오연순씨(36),구속된 문광옥씨(53)의 부인 손숙자씨(47) 등 2명에 대해 살인혐의(공동정범)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범행공모사실을 자백한 문씨의 진술이 일관성이 있고 상세한 점 ▲오씨가 주장하는 당시 행적이 사실과 다른 점 ▲범행모의현장을 목격한 음식점 종업원의 진술 ▲오씨가 당시 입고 있던 윗옷에서 이씨에게 손가락을 물린 문씨가 흘린 피로 추정되는 혈흔 양성반응이 나온 점 ▲오·손씨가 연행직후 팔목동맥을 그어 자해하는 등 무언가 숨기려한 점등으로 미루어 사전에 치밀한 계획아래 오·문씨가 범행하고 손씨가 사후처리키로 모의한 것으로 보고 범행동기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또 이날 물증 확보를 위해 오씨집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는 한편 숨진 이씨집에서 문씨의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한편 오씨는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다 현재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사건이 유산을 노린 오씨등의 범행만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은 것으로 보고 ▲오씨가 이씨 소생의 아들이 있어 유산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이씨를 살해하려한 흔적이 있는 점 ▲오씨가 문씨와 만난 자리에서 『총선전에 끝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며 쫓기는듯한 인상을 풍겼던 점 ▲1차진술에서 문·오씨가 우발적인 범행으로 위장하려 했던 점등으로 미루어 제3자의 사주나 강압에 의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오씨 주변의 남자관계등을 대상으로 배후인물 여부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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