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전북 익산군「역사의 향취」되살리기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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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북 익산군은 금강과 만경강을 경계로 펼쳐진 임옥평야를 중심으로 농경문화를 꽃피워왔고 삼한시대 마한과 백제시대 도읍지(또는 별도)로 문화유적이 살아 숨쉬고 있는 역사의 고장이다.
금마면에서 군청소재지 함열읍 방향으로 3km쯤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우뚝 미륵산(420m)이 나타나고 그 아래 골짜기에 사찰지 5만여평 규모로 동양 최고·최대로 꼽히는 미륵사지 (국보 제11호)를 볼 수 있다.
또한 금마면 동고도리 석불입상(보물 제46호), 미륵사지당간지주(보물 제236호), 익산토성 (사적 제92호), 토궁면 왕궁리 5층 석탑(보물 제44호), 삼기면 연동리 석불좌상(보물 제45호), 연안 이씨 종중문적(보물 제651호) 등 여기저기에서 역사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전북도의 북서부에 위치해 동쪽으로 완주군, 서쪽에 충남 부여 ,북쪽으로 논산군과 접경을 이루고 있는 익산군은 삼한시대까지 오한이라 불리다가 백제때는 금마저, 신라시대 금마군 등 금마를 지명으로 삼다가 고려때 옥야현으로 개칭됐고 조선조에「익」자를 사용, 익주라 불렸다. 원나라 황후 기씨의 애향심을 기려 붙여진 이름으로 태종13년(1413년)부터는 이로운 산이 많다는 뜻으로 익산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1930년에 발견된 함열·황등 일대 화강암은 1만5천년을 채석해도 남을 만큼 무진장하다.
익산군의 행정구역은 1읍·14면·1출장소로 군청소재지 함열읍은 1979년 5월1일 면에서 승격됐다. 도시계획면적은4백19·96평방km. 산업구조는 농업이 70%를 차지하고 공무원15%, 서비스·상업 12%, 공업 3%순.
이곳 명산품은 찹쌀엿.
찹쌀과 엿기름·후춧가루·깨·생강을 맑은 지하수를 사용해만든 찹쌀엿은 외국에까지 소문이 난 자연식품으로 가락엿·밤엿 등 종류가 다양하다.
금마면에는 삼한시대 서동과 선화공주의「러브스토리」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미륵사지를 비롯, 두개의 연봉이 마치 말이 누워있는 모습과 같다하여 붙여진 금마산 등 명승과 경관이 숱하다.
고구려 멸망 후 왕족 안승이 신라의 도움으로 세운 보덕국(소 고구려)을 기억할 수 있는 보덕성지가 금마면 오금산에 있고 익산군 유일의 명승지 황각 계곡도 이곳에 있으며 미륵산 정상 사자암에 오르면 익산·옥구 평야가 눈 아래 펼쳐지고 서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삼한시대부터 정월 대보름을 맞아 농기를 앞세우고 한해의 평안과 풍년을 빌며 각 마을을 도는 기세배놀이가 지방민속자료 제2호로 지정돼 금마면을 중심으로 전래되고 있다.
제18회 전국민속경연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 지방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된 익산 농요는 농군들이 지게와 작대기로 장단을 맞추는 가락이 다른 민요와 크게 다르다.
익산군 금마면 신용리에서 발견된 「토기도요지」는 백제의 문화권과 생활권을 밝혀줄 유적으로 학자들의 관심을 모으고있다.
해마다 10월8일 군민의 날을 맞아 열리는 마한제는 69년부터 계속되고 있으며 이들 민속놀이가 한꺼번에 선보이는 대축제.
마한민속제전위원회(위원장 소명섭)는 면민들의 친목과 단합을 꾀하고 전통문화계승발전, 독특한 지역문화를 창출한다는 취지 아래 금마면을 중심으로 마한제를 꾸미고 있다.
금마고적선양회(회장 송상규·63)는 금마면의 얼과 맥을 잇는 문화창달의 산실이다. 88년9월 창립이후 금마면 신용리 토기도요지·미륵사지 등 많은 문화유적을 발굴했으며 기세배 놀이 등 각종 문화행사를 보존·발전시켰고 향토사료집『익산문화』 7백부를 발간했다.
또한 고적선양회는 12회에 걸쳐 백제문화권에 대한 탐구와 월례발표회를 가졌고 백제문화유적을 탐사, 조상의 얼을 연구하는 한편 기세배보존회 등 각종 문화단체를 육성하고 금마면 동고도리 산57 부지 2천3백70평에 1억원의 예산을 투입, 익산문화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선양회는 면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성금1억원을 들여 금마면의 관문인 동고도리 네 거리에 옛 마한시대를 상징하는 마한성문건립을 추진하고있으며『익산문화』2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익산문화원(원장 이인호·57)은 매년 군민을 위한 국악 한마당잔치를 열고 여름문화학교를 개최, 군민들과 청소년들에게 익산지역의 문화유적을 소개하는 한편 문화사랑방설치 ,향토지·익산메아리 등을 발간하고 있다.
익산문화원은 또 올 들어 매주 토요일에 고수·남도민요·고전무용·판소리·농악·한국화 등의 보존·전수를 위해 군민들을 상대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금마면 애향청년회(회장 이후기·46)는 한국JC동 익산지부, 라이온스·로터리클럽 등 각종 사회단체와 함께 지역발전을 위한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회원 66명으로 구성된 애향청년회는 복지회관을 건립, 해마다 지역 청소년들에게 조상들의 얼을 계승시키고 금마면의 독특한 문화유적을 보존하기 위한 활동이 활발하다.
한국 JC동 익산지부(지부장 유한용·39)회원 50여명은 해마다 관내 중·고교 청소년 50여명에게 2백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불우이웃 10가구에 2백만원 상당의 성금을 지급하는 것을 비릇, 경로위안잔치·새 질서 새 생활 실천 결의대회를 벌였다.
라이온스클럽(회장 소병순·47) 회원 50여명도 지역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펼쳐 관내 시내 외 버스터미널에 의자 등 편의시설과 해마다 마을 방역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경로위안잔치, 기금조성을 위한 새마을 야시장개설, 자연보호활동 등을 벌여왔다.
로터리클럽(회장 박경식·59)은 금마면 관내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 불우이웃돕기, 장학금지급 등 지역발전을 위한 눈부신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형악 군수는『수백년전 우리조상들의 생활상을 나타내주는 유물·유적이 많은 금마면을 관광유적지로 개발하는 한편 2000년대에는 군산 금강하구둑·전주 등을 연계, 전북의 관광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 서형식기자 사진 임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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