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내수株 '따뜻한 겨울' 맞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유통.음식료 등 전통적인 내수주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백화점.할인점의 월별 매출 동향, 소비심리지수 등 각종 지표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 내년 1분기, 늦어도 2분기에 소비가 본격 회복된다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소비 회복을 거론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찮다.

◆소비 회복 시기=내년 소비 회복을 낙관하는 사람들은 최근 발표된 경기지표들을 근거로 든다.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유통업계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할인점 매출은 지난 5월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을 했다. 백화점 매출은 여전히 마이너스지만 감소 폭이 줄고 있다. 11월 소비자 평가 및 기대지수도 전달에 비해 좋아졌다.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조사팀장은 "수출이 크게 늘고 고용여건이 다소 좋아지면서 내수도 4분기 후반부터 완만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에는 이 같은 흐름이 보다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증권도 "아직 소매시장의 회복 속도는 느리지만 소비를 억눌렀던 가계부채의 상환 압력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며 소매업 등 내수주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골드먼삭스.메릴린치.다이와 증권 등도 이와 비슷한 전망을 발표했다.

그러나 문제는 소비 회복의 시기다. 낙관론자들은 내년 상반기에 소비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는 반면 신중론자들은 회복의 시기가 좀더 늦춰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동원증권은 11월 할인점 매출의 증가는 특정업체의 창립기념 판촉행사에 따른 것으로 전체 할인점 시장의 매출 회복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실질적인 민간 소비의 증가는 내년 하반기께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LG투자증권은 내년 2분기 회복을 전망했지만 회복 속도와 탄력은 예전보다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어떤 종목이 유망한가=증권 전문가들은 해당 업종의 대표종목 중심으로 투자를 권하고 있다.

교보.동원증권 등은 상대적으로 실적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는 신세계와 계열사에 대한 지분법 평가이익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백화점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그러나 TV홈쇼핑 업체에 대해선 시장 포화로 성장성 둔화가 예상된다며 상대적인 약세를 내다봤다. 음식료 업종 중에선 CJ.농심.빙그레 등을 많이 꼽았다.

LG투자증권은 CJ가 곡물 등 원재료 가격의 상승과 가공식품 부문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내년 수익성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소비가 회복되더라도 유통.음식료 등 내수주가 큰폭으로 오르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신세계 등 내수업종의 대표주들은 종합주가지수로 환산할 경우 지난 8일 현재 824선으로 종합주가지수보다 높은 상태"라며 "경기 회복에 따라 내수주가 수출주와 함께 증시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시각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준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