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개공 지자체 조성토지 안팔려 울상/부동산 경기 긴 겨울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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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업체들 새투자꺼려 분양저조/계약포기도 잇따라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자 지방자치단체와 토지개발공사 등이 많은 돈을 들여 조성한 택지나 공장용지가 팔리지 않아 사업추진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지자체는 특히 지난해 토지거래가 41.7% 줄어들자 취득·등록세등 부동산관련 지방세수입마저 줄어들어 2중의 재정난을 겪고 있다. 토지개발공사의 경우 지난해 6백만평의 주거용지를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분양은 3분의2 수준에도 못미치는 3백90만평에 그쳤다.
특히 공업용지는 당초목표(3백만평)의 40%에 불과한 1백20만평만이 분양됐다. 이같은 현상은 제조·건설업체들 자체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데다 정부의 건축규제조치·수출경기부진 등으로 사업전망도 불투명해 땅을 사서 아파트나 공장을 짓는 등의 신규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도 부동산경기가 좋았던 2∼3년전부터 50여개의 공영개발사업단을 구성,전국의 3백여곳에서 택지개발·주택건설·공단조성·공유수면매립 등의 사업을 진행중이나 미분양·계약취소·대금납부지연 등의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공장용지의 경우 지난해 한햇동안 전국에서 19개 공단,8백60여만평이 분양될 예정이었으나,3분의2 수준인 5백80여만평만 분양됐다.
택지개발사업도 조성된 용지의 분양률이 지역에 따라 50∼70%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참여 건설업체들은 분양가 인하,대금납부조건완화,용적률상향조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급해진 지자체들은 주택사업협회 등에 매입업체선정을 호소하거나 사업자체를 포기,토개공에 넘기려는 계획까지도 세우고 있다.
이같은 분양차질로 인해 토개공은 지난해말 현재 부채(4조9천억원)가 자본금(1조5천억원)의 3배를 넘어설 정도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올해 상환기간이 돌아오는 부채만 2조7천5백3억원에 이르고 있어 빚을 갚기위해 빚을 얻어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지자체들도 26조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는 전체 공영개발사업비중 20%가량은 은행차입금·공채발행금·국민주택기금등 외부차입금이라서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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