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이 뿌옇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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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43세의 직장 남성이다. 3∼4년 전부터 이따금씩 소변에 부유물질이 뜨는 것 같다. 특히 이런 증상은 몸이 피곤할 경우 확실히 나타난다. 또 이럴 때는 대개 배뇨감도 좋지 않다. 소변의 색깔은 약간 노란 정도다.

<답>일단 혼탁뇨로 봐야겠다. 혼탁뇨는 원인물질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으며 몸이 정상일 때도 생길 수 있지만 인체에 질환이 있다는 신호가 될 수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여기서는 혼탁뇨 중 임상에서 흔히 발견되는 네 가지에 대해 함께 알아봄과 동시에 가정에서 이상을 체크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소개하겠다. 먼저 인산염이나 탄산염이 섞여 있는 혼탁뇨의 경우 대부분 정상이다.
병원을 찾지 않고 인산염(혹은 탄산염)인지를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식초 한두 방울을 소변에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때 혼탁뇨가 맑아지면 정상이다. 혹 식초를 떨어뜨려도 맑아지지 않으면 소변을 약간만 불에 끓여 이때 맑아지면 역시 정상으로 생각해도 좋다.
다음은 감염으로 인한 혼탁뇨를 생각해보자. 특히 남자 성인의 경우 성관계 등으로 감염형 혼탁뇨가 많다. 감염이 일어나기 쉬운 부위로는 신장·방광·요도·전립선 등이 있는데 이 중요도 전립선에 대한 감염이 가장 많다. 이런 감염에 의한 혼탁뇨는 항생제 치료로 쉽게 나을 수 있다.
또 단백뇨에 의한 소변의 혼탁도 드물지 않다. 그러나 단백뇨라고 해 모두 비정상은 아니다. 심한 운동이나 생활상의 스트레스로도 단백이 요로 과도하게 배출될 수 있다. 그러나 계속해 단백뇨가 나오면 신장기능에 중대한 이상, 예컨대 악성종양과 같은 질환이 있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임파선액이 소변에 섞여 나옴으로써 혼탁뇨가 될 때도 있는데 이는 기생충 감염이나 악성종양 때 임파관이 파열돼 생기는 것이다. 임파선액으로 인한 혼탁뇨는 에테르를 넣어 검사하면 바로 나타난다.
질문자의 경우 혼탁뇨가 지속되는 것 같지도 않고 피곤할 때만 혼탁뇨가 생긴다고 하니 정상인 것으로 생각되지만 혹시 질환에 의한 것일 수도 있으므로 가정에서 식초 등을 이용, 검사한 다음 미심쩍을 경우 병원을 찾는 것이 좋겠다. <도움말>김종제 교수(고대병원·비뇨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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