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기능 다이어트' 휴대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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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살을 뺀 휴대전화가 인기다. 최근 휴대전화 시장에서 카메라나 MP3플레이어, 무선인터넷과 같은 부가기능을 빼 몸집을 줄인 일명 '다이어트폰'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휴대전화에 그동안 카메라는 기본이고 MP3플레이어나 전자사전 등의 기능이 한꺼번에 장착되는 컨버전스(융합)가 유행이었지만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휴대전화에 보통 두 개씩 들어있던 배터리를 과감하게 하나로 줄인 제품(애니콜 SCH-S470)을 출시했다.

최근 표준형 충전기가 많이 보급돼 어디서나 충전할 수 있어 통화량이 적은 사람들은 크게 불편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아래 그렇게 했다.

'원배터리폰'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 배터리가 두 개인 제품에 비해 4만 ~ 5만원 값이 싸 알뜰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모토로라의 스타택3는 요즘 출시되는 휴대전화에서 대부분 기본 기능으로 장착되는 카메라 기능을 뺐다. 그랬더니 비슷한 사양의 제품보다 값을 10만원 이상 내릴수 있었다.

LG전자가 이달 초 출시한 제품(싸이언 LG-KH1200)은 3G(세대) 서비스인 영상통화까지 할 수 있는 최첨단폰이다. 하지만 국내서 출시되는 휴대전화라면 거의 무조건 깔렸던 무선 인터넷 기능(WIPI.위피)을 걷어내 가격이 10만~20만원 떨어졌다.

위피 기능을 뺀만큼 가격을 낮춘데다 인터넷으로 내려받은 파일을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공간까지 줄인 결과다. 테크노마트 박상후 팀장은 "휴대전화의 복합 기능은 일부 젊은층 소비자들이 활용했을 뿐 대부분 소비자들에겐 '장롱 기능'이었다"며 "최근 다이어트폰의 판매량은 전체 휴대전화의 2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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