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영토·역사 문제, 정치·학술과 분리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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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1일 "영토.역사 문제는 정치와 학술, 현실과 학문을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고 재확인했다. 중국의 역사왜곡 문제를 지적한 데 대한 언급이다. 원 총리는 앞서 6일에도 베이징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같은 입장을 강조했다.

원 총리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임채정 국회의장과 각 정당 지도부를 차례로 만났다. 역사 문제에 대한 우려는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한나라당 지도부 면담 자리에서 나왔다. 강재섭 대표는 원 총리의 '경제외교'를 치하한 뒤 "역사와 역사가 부딪쳐 한.중 우호관계에 금이 가지 않도록 해야한다"며 "역사는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한다"고 운을 뗐다. 동북공정(東北工程.한국 고대사를 중국사에 편입하려는 시도) 등 중국의 역사왜곡 시도로 국민감정이 악화됐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대해 원 총리는 "정치와 학문 분리 접근 원칙에 따라 두 나라 정부가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에)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자 문제의 인도적 해결을 당부하자 "국내법.국제법.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적절하게 처리하겠다"고 했다. 6자 회담에 대해서는 "회담 당사국 중 한국과 중국이 가장 밀접한 만큼 노력할 부분도 많다"며 "6자회담의 원활한 초기 조치 이행과 실질적인 소득을 위해 애쓰겠다"고 했다.

이날 면담에는 원 총리 외에 닝푸쿠이(寧賦魁) 주한 중국대사.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보시라이(薄熙來) 상무부장 등이 함께 참석했다. 한.중 수교 15주년을 맞아 10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원 총리는 경제 4단체장 주최 오찬에 참석한 뒤 일본으로 출국한다.

박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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