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TV방송"기대이하"|이동신 교수, 시범지역 시청자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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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유선TV 시범방송이 표류하고 있다.
가입자 대부분이 방송 전에는 높은 기대를 보였으나 정작 시청을 한 후 프로그램 내용 등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이동신교수(경희대 신문방송학과)가 최근 발표한 「CATV이용 성향 조사분석을 위한 연구」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이번 조사결과는 지난해 하반기 서울 목동과 상계동의 유선TV 가입자중 8백50가구를 대상으로 해 나온 것으로 실제 운영되는 유선TV에 대한 시청자들의 첫 평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보고서는 유선 TV시범방송이 안고있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프로그램 내용을 꼽았다.
특히 기존TV에서 방송된 프로그램의 재탕으로 시청자들의 불만과 무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가입자들은 개선사항으로 한결같이 양질의 프로그램 공급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가입자들이 이처럼 낮은 만족도가 바로 유료 유선방송에 대한 낮은 가입의사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응답자중 절반정도가 유선방송이 유료로 될 경우 『가입하지 않겠다』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시범방송은 시청자가 바라는 프로그램방송에 실패, 유선방송에 대한 좋지 못한 이미지를 심었고 문제점들을 찾아낼 기회를 잡지 못함으로써 시범방송의 의미를 상실했다고 이 보고서는 결론지었다.
반면 이번 조사결과에서 나타난 유선TV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선호도는 관심을 끈다.
영화와 어린이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고 추가로 필요한 채널로는 교육·음악·뉴스·성인프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추가비용이 들더라도 가입을 원하는 채널은 필요성과 전문성이 높은 영화·교육·위성방송·성인채널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남자들은 뉴스채널, 여자들은 교육채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시범방송의 경우 채널별 선호도는 외국영화가 가장 높았고 드라마들은 전체적으로 선호도가 낮았다.
유선TV의 중요기능인 지역소식 프로그램은 현재 소재가 빈곤하고 내용이 충실치 못한데다 진행자가 전문성이 없어 외면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선방송 시청료에 대한 응답으로는 2천원미만이 가장 많고 「2천∼3천원이 좋겠다」는 대답까지 합치면 전체의 86%나 됐다.
시청자들이 낮은 시청료를 원하는 이유는 방송을 아직은 무료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고 현재의 유선방송가치를 낮게 보기 때문으로 이 보고서는 보고 있다.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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