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안걸리는 소' 복제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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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에 안 걸리는 소가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탄생했다. 이에 따라 광우병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서울대 수의과대 황우석 교수는 10일 서울대병원 임상의학연구소에서 "유전자 조작 및 동물 복제기술을 이용해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소를 탄생시켰다"고 발표했다.

광우병에 안 걸리는 소는 지난 11월 15일 처음 태어났으며, 지난달 29일까지 네마리로 늘었다. 모두 암컷이다. 송아지는 모두 건강한 상태로, 실험 농장에서 임상의학연구소로 옮겨와 취재진에 공개됐다. 현재 15마리의 대리모 암소가 이런 송아지를 임신한 상태다.

黃교수는 "송아지 네 마리를 대상으로 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모두 광우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인 프리온 생성을 억제하는 유전자가 왕성하게 기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광우병이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송아지의 산업화에는 3~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소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수조원에 달하는 세계 소축산시장의 상당부분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개가는 서울대.전남대.충북대 등 7개 대학 1백20여명의 연구진이 참여해 3년간 연구한 끝에 얻은 것이다. 연구 결과는 주요국에 특허 출원됐다. 소가 광우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세포 중 프리온을 만드는 유전자를 무해한 유전자로 바꿔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 송아지들은 앞으로 일본 쓰쿠바의 동물위생 고도연구 시설에 보내져 한.일 공동으로 생체 실험을 하게 된다.

黃교수팀은 이날 인간 면역 유전자가 들어 있어 거부반응 없이 인간에게 장기를 제공할 수 있는 무균 미니 돼지를 개발한 사실도 공개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발표 현장에 참석해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동물복제 등 생명공학을 차세대 성장동력 기술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라"고 지시했다.

◇광우병=1985년 영국에서 처음 발병한 이래 23개국 20여만마리의 소에서 발생했다. 이 병에 걸린 소는 걷지 못하며 미치게 된다. 광우병은 이 병에 걸린 소의 고기를 먹은 사람에게도 옮긴다. 현재까지 1백39명이 이 병에 걸려 모두 사망했다.

박방주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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