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해외부동산 투자...동남아>미국·캐나다>중국 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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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양도세 중과에 이어 올들어 보유세 폭탄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이 계절과는 달리 꽁꽁 얼어 붙었다. 상대적으로 해외부동산 투자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싱가폴,베트남,필리핀 등의 동남아 부동산투자에 나서는 이들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투자 사례와 현황, 유의점 등을 살펴 보고 전문가 도움말도 들어 본다.

#사례 1

큰 식당을 하고 있는 K모씨(52). 그는 서울 강남 대치동과 개포동에 아파트 2채를 갖고 있다. 양도세 중과로 더 이상 국내 부동산 투자가 힘들자 최근 아들(27) 명의로 말레이시아 KLCC 주변(한국 여의도와 견줄 수 있음)에 36평형 고급 콘도미니엄을 구입했다. 현지 대출금리가 연 6.7% 선이지만 1년차 금리가 0%, 2~3년차는 5.6%가 적용되고 양도세도 곧 폐지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골프하기에 좋고 해변 관광지가 많아 노후도 이곳에서 보낼 계획이다.

#사례 2

여행을 즐기는 J모씨(47)는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 리조트(1베드)를 2억3000만원 상당에 구입했다. 휴가땐 가족들과 함께사용(15일)하고 나머지 기간은 현지 위탁관리를 맡겨 5년간 연 평균 8% 수입을 얻으려 한다. 5년후 팔고 싶을 때 시행사에서 환매해 주는 조건도 좋았다.

#사례 3

중국 주재원인 K모씨(33). 2~3년후 아들 조기유학을 위해 말레이시아 최고급 주거지인 몽키아라(한국의 분당에 견줄 수 있음)의 고급 콘도미니엄 26평형(한국의 33평형급)을 1억7000만원 상당에 샀다. 아들을 5살 때부터 2년 반 동안 3000여만원을 들여 영어학원에 보냈지만 영어실력은 1년 유학을 갔다 온 옆집 아이만 못해서다. 초기투자비로 4000만원을 들였고, 나머지는 현지 대출을 이용했다. 유학후 상당한 매매 시세차익도 기대하고 있다.

◇급증하는 동남아 부동산투자 = 올들어 동남아 투자가 눈에 띠게 늘고 있다. 신문에 실린 동남아 부동산 전면광고를 심심챦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최근 재경부 집계에 따르면 올 1~2월 동남아 부동산투자 실적은 말레이시아 1327만달러(59건), 싱가폴 852만달러(12건), 베트남 336만달러(20건), 필리핀 217만달러(11건)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올해 두달 실적이 지난해 연간 투자(71건,1430만달러)에 거의 육박할 정도다. '해외투자=미국, 캐나다'란 등식이 최근 많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시동을 건 동남아 부동산투자가 변화의 진원지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이 취득한 해외부동산(1268건, 5억1420만달러) 중 미국 부동산이 금액기준으로 48%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캐나다(23%),중국(6%),호주(4%) 순. 미국,캐나다 부동산이 70%를 상회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모 신문사 해외투자설명회 설문조사(참석자 700명중 450명이 응답)에서 동남아(37%)가 투자희망지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미국,캐나다 등 미주지역(32%), 3위 중국(14%), 4위 오세아니아(호주,뉴질랜드/ 5%), 5위 중앙아시아(5%), 6위 일본(2%) 등으로 나타났다.

◇왜 '동남아'일까 = 기본적으로 국내 부동산 규제가 워낙 심해 해외투자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올 2월 1인당 해외부동산투자 허용한도를 100만달러에서 300만달러로 올렸고, 이마저 1~2년내에 없어질 것이란 전망이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다. 북미,유럽지역에 비해 소액투자가 가능한데다 거리가 가까운 점, 영어사용,저렴한 현지생활비 등도 호재로 작용한다. 특히 연금수령이 시작된 노년층엔 실버 이민투자지로 인기가 높다. 경제활동이 왕성한 중장년층에선 가족 휴양,자녀 어학연수,임대 수입,양도 차익,노년에 대비한 세컨드하우스 확보 등이 목적인 경우가 많다.

◇투자에 대해 알아보려면 = 루티즈코리아(02-565-1541),CBRE korea(02-2170-5820) 등 동남아투자 정보와 알선 경험이 많은 해외부동산 전문 컨설팅업체와 상의해서 투자실수를 줄여야 한다. 최근 해외부동산 컨설팅 업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만큼 공신력과 업무실적 등이 있는 업체를 잘 골라서 접촉할 필요가 있다. 거래은행을 통해 알아 보는 방법도 있다. 많은 은행들이 해외 부동산투자 외환송금 방법을 가이드하면서 투자 컨설팅이나 위탁관리 문제도 알선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투자가 그렇듯이 투자 결정에 따른 사후 책임은 결국 자신이 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

프리미엄 성태원 기자
사진=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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