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정책·민주화추진이 보람”/노대통령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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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남은 1년 공명선거·경기회복에 최선/한계상황까지 갔던 노사갈등땐 고통
노태우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을 3일 앞둔 22일 낮 청와대에서 청와대기자단과 1시가30분간 오찬을 같이하며 남북관계 총선문제 등에 대한 자신과 정부의 입장을 피력했다.
노대통령은 『남과 북은 서로의 불행을 야기치 않고 협력하며 국력의 낭비없이 상승작용을 통해 발전되어 통일로 나아가야 한다는게 우리의 목적』이라며 『따라서 남북관계는 다소 지지부진한 감이 있더라도 돌다리를 두드리듯 조심스럽게 진행해야만 불행을 야기시키지 않고 평화로운 방향으로 진전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노대통령과의 일문일답 요지.
­대북관계나 대중국수교문제에 내부적으로 획기적인 진전이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만.
『김일성 주석이나 중국의 국정최고책임자에게 친서를 보낸 적이 없는데도 일부 신문보도에는 그동안 수십장 보낸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언론들이 추측보도를 해놓고 기정사실인양 그것을 근거로해 속도가 빠르다느니 늦다느니 하면서 비판을 하는 예도 있는데 이같은 태도는 북방정책진척에 차질을 초래합니다.』
­취임 4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그동안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취임이후 나는 6·29선언의 실행과 민주주의의 실천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매우 어려웠고 모든 것이 허물어지며 무정부적인 상황이 빚어질 때는 나자신도 민주화 성공여부에 의심을 갖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다리고 참으면서 내린 결론은 내가 나가는 길이 헛된 길이 아니라는 것이며 대가없이 민주주의를 이룩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착실히 성취했습니다.
또 하나는 북방정책의 성공입니다. 북방정책은 생각보다 더욱 빨리 진행돼 이제 80%정도는 이루어졌습니다. 금년에도 더욱 열심히해서 나머지 20%중 대부분을 이루고 내 후임자에게는 그저 5%정도 쉽게 이룰 수 있는 것만 물려줄 생각입니다.』
­재임기간중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경제적인 면에서 고통도 있었고 보람도 있었습니다. 민주주의를 하기 위해 뻔히 알면서도 많은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노사분규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도 할 수 있었지만 과거부터 누적된 욕구의 분출인 만큼 일단 놔두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한계를 넘게되면 노사전쟁이 돼서 기업도 근로자도 무너지게되고,나라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런 한계상황에서 고심도 컸고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고맙게 여기는 것은 한계를 지켜주었다는 것입니다.』
­재벌에서 정당을 만들어 돈을 마구 쓴다는 비판적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민주국가에서 누구는 정치를 할 수 있고,누구는 할 수 없다는 제한은 할 수 없겠지만 수준높은 국민들이 잘 평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업자금이 선거로 유출되는데 대해서는 조사해 보실 생각이 있는지요.
『정당이 합법적으로 쓰는 돈이라면 이를 알아본다는 것을 탄압이라고 할 것입니다. 잘못된 돈은 법에 의해서나 이를 목격한 국민들의 뜻에 의해 올바르게 다스려지리라 봅니다.』
­앞으로 남은 임기 1년동안 어떤 일에 역점을 두실 계획입니까.
『총선거와 대통령선거를 공명정대하고 훌륭하게 치러내는 것입니다. 또한 경제가 곤두박질치면 민주화를 하고 싶어도 못합니다. 따라서 경제활력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민주화를 이룩한 대통령,통일의 기초를 닦은 대통령,경제도약을 성공시킨 대통령으로 매듭지어졌으면 좋겠습니다.』<김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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