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과장승진도 어렵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인사적체 심각… 조건도 까다로워져/평사원서 한단계 진급에 1년 더 소요
평사원에서 부장까지 승진하기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기업·증권사들이 경영환경이 나빠지자 조직확대보다는 추스리기에 역점을 두면서 인사적체가 심해지거나,해외진출확대·컴퓨터사용의 일상화등 경영환경의 변화에 맞춰 인력활용의 효용성을 높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체로 승진시험과목이 늘어나고 따라서 승진에 소요되는 기간도 길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삼양사가 올해부터 대리승진 시험에 전산(OA)시험을 추가했고 대한항공은 지난해말부터 평소의 외국어자격증시험으로 대체하던 영어필기·듣기시험을 대리·과장승진시험에서 별도로 보고 있으며 (주)럭키는 작년부터 대리·과장·부장시험에 TOEIC시험을 추가,성적이 나쁜 사람은 승진을 보류하고 있다.
객관적인 실력이외에도 쌍용양회는 2년전부터 경영이념을 평가요소로 집어넣어 승진에 반영하고 있고 삼성그룹은 1년에 2번씩 평소근무상태를 평가,인사에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대리에서 과장으로 올라가는 기간이 평균 4년에서 5년으로 길어지고 (주)선경의 경우 평사원→대리→과장→부장으로의 승진기간이 3·3·3년에서 최근에는 4·4·4년으로 늘어나는등 승진기간도 길어지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지난 90년이후 증시침체로 점포를 줄이는 곳이 많아짐에따라 인사적체가 심해져 대리→과장승진은 3년에서 4년으로 과장→부장승진은 3∼4년에서 4∼5년으로 늘어났다.
쌍용그룹의 인사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업들이 지금까지는 성장위주로 조직을 확대했으나 앞으로는 경영환경이 어려워져 조직축소 또는 안정위주로 꾸려나갈 것으로 예상돼 승진소요기간도 더욱 길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오체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