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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97명 … 서울 - 수원전 프로스포츠 최다 관중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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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FC서울 정조국(오른쪽 둘째)이 공을 몰고 들어가자 수원 마토가 볼을 뺏기 위해 달려들고 있다. 8일 휴일을 맞아 국내 프로스포츠 최다 관중인 5만5000여 명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경기를 만끽했다. 김상선 기자

55397.

본부석 왼쪽 골문 뒤로는 붉은색이, 반대편에선 푸른색이 물결쳤다. 화창한 4월의 휴일, 5만 명이 넘는 관중이 축구전쟁터에 밀려들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6만6806석 중 골문 뒤쪽 스탠드 상단에만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마치 축구국가대표 한.일전을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8일 경기는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였다. 세뇰 귀네슈 감독(서울) 대 차범근 감독(수원), 박주영(서울) 대 안정환(수원), 김병지(서울) 대 이운재(수원). K-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을 보러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다 관중인 5만5397명이 몰렸다. 2005년 7월 10일 서울-포항전(서울 월드컵경기장)의 4만8375명보다 7000여 명, 전날 열린 6경기 총 관중 수(4만4307명)보다도 1만여 명 많았다. 관중의 입장행렬은 하프타임까지 이어졌다.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경기 직전 수천 개의 빨간 풍선이 관중석으로 쏟아졌다. 관중이 흔드는 풍선으로 관중석은 불타올랐다. 서울 서포터스는 유니폼색인 붉은색과 검은색 카드로 카드섹션을 했다. 우승을 기원하는 하얀 별이 그려졌다. 관중이 쏟아내는 함성은 경기 종료 호각이 울릴 때까지 계속됐다. 빅리그의 빅매치도 부럽지 않은 2007년 K-리그였다.

경기는 치열하다 못해 격렬했다. 경고(옐로 카드)만 8차례(서울 5, 수원 3)가 나올 정도였다. 이날 두 팀이 치른 것은 차라리 축구전쟁이었다. 지난달 21일 하우젠컵 맞대결에서 1-4로 졌던 수원은 보름여 만의 리턴매치에서 1-0으로 설욕, 최근 3연패에서 탈출했다.

전반 17분 터진 수원 하태균의 선제골이 결승골이 됐다. 수원 송종국은 자기 진영 앞에서 주춤대던 서울 수비수 김동석으로부터 공을 빼냈다. 송종국의 패스를 받은 하태균은 현란한 발 기술로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반대편 골포스트 쪽을 향해 슛을 했다. 공은 서울 골키퍼 김병지의 다이빙을 피해 골포스트에 맞은 뒤 골네트를 흔들었다.

서울은 전.후반 모두 11개의 슈팅을 날렸다. 6개의 슈팅을 기록한 수원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그러나 설욕을 위해 독을 품고 나온 수원 선수들의 육탄방어를 뚫지 못했다. 특히 지난 경기에서 4골을 먹었던 수원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이 빛났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3연패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정신적으로 부담을 줬다"며 "선수들이 지난 경기에서 무엇을 잘못했는지 스스로 알고 있었고 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귀네슈 서울 감독은 "역대 최다관중이 온 홈 경기에서 져 팬들에게 사과한다"며 "그러나 경기는 우리가 지배했다. 경기 내용엔 만족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7일 경기에서 성남 일화는 김두현-장학영-한동원의 릴레이 골로 울산 현대를 3-0으로 꺾고 4연승, 승점 13으로 단독선두를 달렸다.

장혜수 기자 <hschang@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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