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이슈!아슈?]식목일=휴일? 알람 안울려 지각

중앙일보

입력

(편집자주=인터넷이 여론을 만드는 장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e이슈!아슈?'에서는 매주말, 네티즌들의 시선을 '낚은' 인터넷 핫 이슈들을 모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그럼 이번 주 이슈의 세계로 들어가보시죠.)

◆ 식목일 지각사태 "기술은 사람에 진다"

휴대폰이 식목일을 공휴일로 인식해 알람이 울리지 않는 바람에 대규모 지각사태가 일어날 뻔 했습니다.

휴대폰이 밀어낸 많은 제품 중 하나가 시계입니다. 요즘은 시계 대신 휴대폰을 아침잠 깨움이로 사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일반 시계와 달리 휴대폰 알람은 시간별로 여러 번 설정할 수도 있고 공휴일에는 울리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문제는 몇몇 휴대폰이 아직도 식목일을 공휴일로 인식한다는 점입니다. 휴일 늦잠을 즐기려고 공휴일에는 알람이 울리지 않도록 설정해 놓은 상당수 직장인이 이 때문에 낭패를 봤습니다.

인터넷에는 휴대폰 알람이 울리지 않아 지각했다거나 할 뻔했다는 네티즌의 호소가 줄을 이
었습니다. 드림위즈 유머베스트란에는 아이디 '기아차포터'라는 네티즌이 "휴대폰 알람 휴일 설정 때문에 택시비 5800원을 날렸다"며 통신사에 포인트를 적립해달라는 글을 남겨 많은 이의 공감을 샀습니다.

'하하'라는 네티즌은 자신도 휴대폰 알람이 울리지 않았지만 아내가 깨워줘서 정상 출근했다며 낭패를 본 이들의 상당수는 독신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식목일 휴대폰 알람 사태는 모 통신사의 광고 문구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술은 언제나 사람에 지고 맙니다."

짝없는 외기러기들, 식목일 지각 사태 다시 겪지 않으려면 서둘러 옆자리를 채워야겠습니다.

◆ 가방은 명품, 집은 쓰레기통 옆

명품+거지= ?, 명품거지!

같이 쓸 수 없는 말을 함께 사용하는 것을 형용모순이라고 합니다. '진보 우파'나 '따뜻한 겨울' 같은 말이 그렇습니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한 장의 사진을 두고 '명품거지'라는 신조어가 급부상했습니다.

사진은 거지로 보이는 이탈리아인이 길거리 휴지통 옆에서 가방을 정리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사진 아래에는 "우리나라의 거지와는 다른 포스의 강렬함이 느껴진다. 전혀 거지 같지 않은…. 가방도 '메이드 인 이태리', 모자도 '메이드 인 이태리'…. 저 복장으로 제 아무리 휴지통 옆에서 구걸을 할 지 언정 절대 접선하는 이는 없을 듯 하다"는 평도 적혀 있습니다.

'명품거지'가 처음 인기검색어에 오른 것은 이 사진 때문이 아닙니다. 이 사진은 이미 2005년에 한 블로그에 실린 오래된 작품입니다. 이번 '명품거지'라는 말은 MBC라디오 '정선희의 정오의 희망곡'에서 나왔습니다.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개그맨 김태현씨가 "강남으로 이사 갔는데 물가가 비싸서 돈이 부족하다"고 하자 함께 출연한 개그맨 김신영씨가 "그럼 '명품거지' 아니냐"고 놀리면서 이 말을 사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명품거지'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가 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이 나왔고 열혈 청취자들이 '명품거지'를 집중 클릭하기 시작해 실제로 검색어 1위에 올랐던 것입니다.

◆ 중국 알박기 "버티는 자에 복이 있나니…"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하며 2년 넘게 부동산 개발업체와 씨름하던 중국 충칭의 '알박기' 주택이 지난 2일 철거됐습니다. 집주인 우핑, 양우 부부는 400만 위안(약4억8000만 원)의 보상금을 받고 집을 비웠습니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이 부부는 결국 건설업체로부터 충칭 시내에 있는 306만위안 상당의 상가를 받기로 했습니다. 식당으로 사용한 주택의 영업 손실 보상금 90만위안도 챙겼습니다. 처음에 건설업체에서 제시한 보상금이 1만8000위안이었다고 하니 거의 2배를 더 받은 것입니다.

이전에도 "미국이 중국을 이길 수 없는 이유" 같은 내용에 관심을 보였던 네티즌들은 이번에도 "역시 중국"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드림위즈의 '바둑왕'이라는 네티즌은 "2년에 2억을 버는 거라면 할 만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2년을 버텨 '뜻한 바'를 이룬 이들. 10미터 깊이 구덩이에 덩그러니 홀로 남은 집 한채를 보고 있자니 웃음이 나오면서도 성경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천국이 너의 것이요."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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