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한류는 21세기 가치창출 원천이자 성장동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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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이하 국정원) 최근 주춤하고 있는 한류 확산을 위한 적극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 3월 16일 MBC 주말드라마 '에어시티'에서 국정원 요원 역할을 맡은 이정재, 장용을 두 연기자를 '국정원 명예요원'으로 위촉하면서 에어시티의 촬영현장을 공개했다. '케세라세라'의 후속으로 5월 12일부터 방영 예정인 '에어시티'는 인천공항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테러, 마약, 납치 등 각종 국제범죄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류 스타인 최지우와 8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이정재가 주인공울 맡았다. 특히 이정재는 드라마에서 국정원 요원으로 출연한다.

김만복 원장은 이날 에어시티 출연진과 제작진을 국정원으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보안을 생명으로 하는 국정원으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 국정원의 이같은 변화는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국정원'을 보여주고 한류의 세계적인 확산을 지원하겠다는 김만복 원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 국정원은 최근 각국의 문화산업 시장여건과 실태를 점검, '한류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국가별 전략'이라는 책자를 제작해 관련 부처에 전달하는 등 구체적인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화 '태풍' '한반도' 등의 제작을 지원하기도 했다.

↑ 김만복(가운데) 국정원장이 3월 16일 국정원 청사에서 이정재ㆍ장용에게 명예요원 위촉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원장은 간담회에서 자신의 대학학번이 66007로 뒷번호가 顟'이었다며 오래전부터 국정원과는 인연이 있었던 것 같다는 에피소드 등을 밝히며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또한 "한류는 국익 창출의 경제적 효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문화강국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국가안보는 물론 21세기 가치창출의 새로운 원천이자 성장동력인 한류 산업이 크게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태극기 휘날리며' 영화 한편이 쏘나타 승용차 3만대 수출 효과의 영향이 있는 상황에서 "스타 한명, 좋은 작품 1편이 바로 국력"이라는 것이다. 국정원은 '에어시티'의 제작 지원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드라마인 '개와 늑대의 시간'에도 촬영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국정원은 또 '에어시티'에서 사랑에 빠지는 연인으로 등장하는 이정재와 최지우를 연상하게 하는 실제 커플이 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국정원에 따르면 지난 90년 김포 국제공항에 파견됐던 이 모 요원이 한국 공항 공사의 여직원과 사랑에 빠져 같은 해 3월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2년전부터 에어시티를 준비했던 이선희 작가 국정원의 전폭적인 제작 지원에 대해 "드라마 제작을 위해 국정원 요원들을 만나 서너시간씩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편 김 원장은 명예 요원으로 위촉된 이정재와 장용에게 "드라마에서의 활약은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국정원의 이미지를 널리 알리는데도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정재와 장용은 앞으로 국정원 명예요원으로서 국가안보 및 국익관련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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