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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와 객석] "우리는 푸치니 작품 매니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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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세상이 각박하고 힘들어도 사랑이 있으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어요. 미미가 죽어가면서도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죠. 미미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여주인공이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여성이지만 배역을 맡을수록 매력을 느껴요."(마리아 피아 요나타)

"로돌포 역은 제가 알프레도(라 트라비아타) 다음으로 자주 맡았던 배역입니다. 테너라면 누구라도 욕심을 낼 만하죠. "(페르난도 델라 모라)

오는 18일 막이 오르는 '라보엠'의 두 주역 가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작품에 대한 칭찬을 늘어 놓았다. 인터뷰 직전에 두 사람이 처음 만났건만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해 달라는 주문에 자연스럽게 두 사람이 손을 잡았다. 델라 모라(45)가'그대의 찬손'을 부르자 금세 요나타(35)의 입가엔 수줍은 미소가 흘렀다.

이탈리아 몰리제 태생인 요나타는 로마에서 성장했고 밀라노 베르디음악원 졸업 후 줄곧 푸치니 전문 가수로 활동해왔다.

올해로 데뷔 11년째. 미미는 물론 초초상(나비 부인).류(투란도트).토스카.마농 레스코 등 푸치니 작품이라면 안해 본 역이 거의 없을 정도다.

"미미 역으로 데뷔한 것은 10년 전 예지(이탈리아의 중부 도시)에서 조르주 메리기와 함께 공연한 게 처음이에요. 지휘자 아레나와는 '토스카''나비부인'등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봤지만 '라보엠'을 함께하는 것은 이번 공연이 처음이네요. 무제타 역은 발랄하고 화려해서 해보고 싶긴 하지만 음색이 맞지 않아요."

요나타는 푸치니의 고향인 토레 델 라고에서 매년 여름에 열리는 푸치니 페스티벌의 단골 출연자다. 올해로 10년째다. 올 여름 유럽서 개봉된 영화 '토스카와 두 여인'(조르조 페라라 감독)에서 토스카 역을 맡기도 했다.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데뷔도 토스카 역으로 했다.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와 함께 '라보엠''나비부인'에 출연하기도 했다.

옆에 있던 델라 모라도 "'그대의 찬손'은 테너 아리아 중 백미(白眉)"라며 "푸치니만큼 음악과 드라마가 잘 결합돼 있는 오페라도 드물다"며 거들었다.

멕시코 태생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그는 지난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송년제야 음악회에서 소프라노 신영옥과 함께 출연했지만 내한 오페라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영옥씨와는 '리골레토''루치아''라크메'에 함께 출연했어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음악 코치에게 함께 배워 친구처럼 지낸답니다."

달콤한 미성의 소유자로 유명한 그는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발굴해낸 5명의 멕시코 출신 테너 중 한 명. 1996년 찰스 매커러스가 지휘하는 웨일스 오페라 오케스트라와 함께 구노.베르디.푸치니 등의 오페라 아리아집을 녹음했다. 내년 4월 미국 샬로트 극장에서 '라보엠'에 출연할 예정이다.

^공연메모=18~24일 오후 7시30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무대. 토.일 오후 6시, 월 쉼. 02-581-1377.

글=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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