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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구청 민원실은 민원서류 발급 메카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30일 오후 서현역 인근의 분당구청 종합민원실. 40대 주부가 열심히 민원서류 통합신청서를 쓰고 있었다. 그는 주민등록등본·인감증명 및 건축물대장·토지대장 등 4건을 신청했다. 신청인 주소는 성남 분당이 아니라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이었다.
또 다른 50대 남자는 법무사사무소 직원과 함께 민원실 내 소파에 앉아 열심히 어떤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다. 자신이 3년 전 근저당을 설정한 토지에 대한 저당권을 취소(말소)하고 있었다. 그는 안양에 살고 있는데 평택에서 올라온 법무사측 직원을 이곳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분당구청은 고속도로 톨게이트(판교)와 가깝고 외지인도 찾기 쉬운 곳이기때문이다. 말소 신청에 필요한 인감증명서과 주민등록등본을 이곳에서 곧바로 발급받아 관계 서류에 첨부했다.
분당구청 종합민원실은 민원서류 발급의 메카다. 분당주민들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이용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종합민원실 앞의 주차장은 공간이 넉넉한데다 1시간 동안 무료로 주차할 수 있다. 웬만한 민원서류 발급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김남열 시민과장은 "용인 등 인근 지역 주민들의 이용률이 높은 편"이라며 "업무가 늘긴하지만 구청이 앞장서 살기 좋은 분당을 알린다는 생각으로 서비스 질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구의 민원서류발급 건수는 성남시의 다른 두 구청의 2배 이상이다. 지난해 총 발급건수는 47만건. 수정구는 21만건, 중원구는 26만건이었다. 발급 신청이 몰리는 주민등록등·초본,호적등·초본,인감증명 등 5개 서류의 경우 더욱 차이가 벌어진다. 분당구는 지난해 19만1078건으로 수정구(4만2955건)·중원구(5만5257건)과 비교해 3~4배 수준이다
매주 금요일 종합민원실에서 안내 자원봉사를 하는 이용완(63)씨는 "분당구청 민원실은 시민들 발길이 끊어지는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며 "덩달아 안내 문의도 많아 좀 힘들지만 크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구청 시민과는 지난해 5월 전국 최초로 간편한 통합민원발급 시스템을 개발해 설치했다. 김 과장 등 시민과 직원들은 1개월 넘게 개발업체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시스템 개발에 전력을 쏟았다. 그 결과 처리속도가 늦어 용도폐기 상태에 놓였던 통합발급 시스템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었다. 발급 현장에서 겪는 주민들 불편을 풀 수 있도록 개발 기술자에게 추가 주문을 잇따라 했다. 그 결과 민원인이 한장의 통합신청서 작성으로 15건의 각기 다른 민원서류를 최단시간내 발급할 수 있게 됐다. 처리 과정도 민원인 앞에 놓인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기다리는 동안 모니터에는 생활 정보가 뜬다. '조상땅 찾아주기 접수 창구 운영' '이천 세계도자기비엔날레(4.28~5.27) 개최' 등.
민원 창구도 새롭게 바꿨다. 다닥 다닥 붙어있던 12개의 민원서류 창구가 넓은 5개의 통합민원 창구로 변했다. 일부 창구 업무를 맡았던 공익요원들이 사라졌다. 정규직 공무원들이 모든 창구(5개)를 담당할 수 있게 됐다. 민원인들은 전문성있는 행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석경필 민원팀장은 "직원들이 민원창구에 전면 배치돼 뜻하지 않은 인력난을 겪고 있다"며 "통합창구로 변하면서 한가로운 창구가 사라져 업무 강도도 높아진 셈이 됐다"고 말했다.
시민과는 구청 홈페이지(www.bundang-gu.or.kr)에 전자민원 안내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결혼 신고때는 보증인 2명을 선정해 인적 사항을 기재돼야 한다는 등 민원 상식이 적혀있다.구청은 올 초부터 자녀 출생 신고자에게 태극기와 호적 변경사항이 기재된 축하카드를 줘 아빠·엄마된 즐거움이 더하도록 했다.

프리미엄 조한필 기자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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