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벌써 취업 걱정' 대학 새내기들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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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최진희 노동부 취업전문강사가 지난달 30일 이화여대에서 신입생을 상대로 취업전략 강의를 하고 있다.

대학 합격이라는 목표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2007년 새내기들. 이들 앞에서 '취업'이라는 또 하나의 인생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면 너무 혹독한 것일까.

중앙대는 입학식날 신입생.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학년별로 어떤 취업전략을 짤 것인지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연세대는 올해부터 신입생에게 단계별로 취업 관련 교육을 하는 '연세 취업역량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인성.적성검사를 시작으로 공사 및 다국적 기업 등 회사에 대한 정보를 주는 교육도 한다. 고려대와 이화여대는 리크루팅 업체인 잡코리아와 함께 27일과 30일 각각 이우곤(36) 취업전망대연구소장과 최진희(33.여) 노동부 취업전문강사를 초청해 신입생을 위한 '성공취업 특강'을 열었다.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하는 문제를 졸업 즈음에야 고민하며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장기적인 인생 플랜을 세워 주자는 취지"라고 대학들은 밝혔다.

◆"자격증 보다 실무능력 우선"=지난해 상반기 우리은행의 신입사원 모집에서 국내 공인회계사(CPA) 자격증 소지자 64명이 지원해 모두 탈락했다. 토익(TOEIC) 만점자도 상당했지만 최종합격자의 평균 토익 성적은 830점 정도였다. "자격증 소지자보다는 실무 능력을 우선시했다"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었다.

이우곤 소장은 "지난해부터 기업들이 채용할 때 자격증이나 영어 성적, 학점 등 단순한 지식형 인재보다는 실제 회화 능력이 있고 진취적인 실무형 인재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무형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직종에 맞는 성격인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각 대학이나 취업 관련 업체 등에서 실시하는 직무적성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후에는 본격적인 '탐색전'에 돌입해야 한다.

직무적성검사 결과와 관련한 업종에서 직접 아르바이트.인턴 등을 체험해 보는 것이 좋다. 이미 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나 기업의 인사팀 등을 방문해 의견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소장은 '1학년 때부터 도서관에 박혀 미래를 찾는 것보다는 도서관 밖으로 행군해 자신에게 맞는 직군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각종 고시 준비나 영어시험 준비 등은 취업 준비의 지류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최진희 강사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으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취직한 지 1년도 안 돼 직장을 옮기는 '파랑새족'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를 시각화하라"=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 결정되는 순간부터 수첩이나 지갑에 그 목표를 적은 글귀나 자신이 본받고 싶은 사람의 사진을 넣고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우곤 소장은 "1953년 미국 예일대 졸업생 중 22년 후에 사회지도층이 된 3%의 인물들은 학창 시절에 구체적인 목표를 글로 적어 가지고 다녔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서점에 자주 들르고, 늘 신문을 보며 사회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1주일에 한 번은 서점에 들러 새로 출간된 책이나 잡지를 살펴보고, 자신이 원하는 직업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넘기면서 제목이라도 훑어보면 사회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관심 있는 내용을 스크랩하면서 자연스럽게 미래가 구상된다는 것이다. 소위 '마인드맵'을 계속 그려 목표 의식을 분명히 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최진희 강사는 "인화를 강조하는 LG나 진취성을 강조하는 현대차 등 각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는 동아리 활동이나 인턴 등을 해 보라"고 제안했다. 그는 "면접시험에서 해당 기업에 맞는 인성을 갖기 위해 어떤 활동을 했다는 식으로 답할 수 있다면 큰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하라"=기업들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사회봉사'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최진희 강사는 "기업은 모두 인성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며 "1학년 때 자원봉사 동아리 등을 해 보라"고 권했다. 그는 "취업 면접 등을 볼 때 봉사 경력이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부모에게 금전적으로 도움받지 않고도 외국 체험을 할 수 있는 '잡테크' 방법도 소개됐다. 최 강사는 "산업인력공단.중소기업청.노동부 등 국가기관에서 파견하는 해외봉사단체 등을 이용하라"고 말했다. 어학공부는 물론 사회봉사 경력까지 1석2조의 효과를 볼 기회라는 설명이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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