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와호 「난파」위기/일 정기국회와 보선정국 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야선 스캔들폭로로 집중공략 노려/나라보선서 패하면 자민앞길 험난
자민당 및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내각에 큰 시련을 안겨줄 정기국회가 24일 개회됐다. 이에 앞서 22일 앞으로 정국운영의 바로미터가 될 나라(내량)지방 참의원 보궐선거가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총리가 된 미야자와에게 이 두 정치적 이벤트는 장기집권여부를 점쳐줄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번 국회에서 사회당등 야당은 미야자와정권의 스캔들을 집중공격,자민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증폭 시킨뒤 7월 참의원 선거에 임하겠다는 전략을 마련,칼을 갈고 있다.
야당은 또 국회에서 스캔들을 폭로,금권정치에 찌든 자민당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한편 나라의 참의원 보선에서도 교와(공화)사건 등을 집중적으로 물고늘어질 태세다.
당대회에서 이같은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자민당은 22일 정치개혁을 단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뒤 나라 보선승리를 위해 당력을 집중키로 했다.
미야자와총리는 23일 열린 자민당 정치개혁본부와 선거제도조사회 합동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정치개혁은 나에게 부과된 중대한 사명』이라고 강조하고 『정치개혁은 일각의 유예도 허락하지 않는 단계에 와 있다』며 불퇴전의 결의로 이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민당이 현재 추진중인 정치개혁관련 법안은 정치자금·선거제도·국회 및 당개혁·의원정수 조정 등이다.
그러나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전총리가 정치개혁에 생명을 걸었다가 쓰러진 것에 비추어 자민당의 이같은 노력이 얼마나 성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미야자와 총리가 교와·리크루트등 정치자금과 관련된 스캔들을 의식,정치자금규정법개정과 정치윤리법 제정을 우선시하겠다고 나서자 방미중인 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외상이 당장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정치개혁관련 법안은 모두 한꺼번에 처리해야지 개별적으로 선별해 처리할 성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최근 자민당 부총재에 취임한 가네마루 신(금환신)은 오래전부터 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 도입에 의한 야당을 포함한 대정계개편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야당은 정치자금의 공적 조성등 돈 안드는 선거는 찬성하지만 소선거구제 개편은 결사반대다. 중선거구제하에서 자민당과 동반당선에 익숙한 야당으로선 소선거구제로의 개편이 정당으로서 존립기반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국회기반이 약한 것으로 지적되는 미야자와 총리가 어떻게 정치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미야자와 총리에게는 ▲측근이었던 아베 후미오(아부문남)의원의 구속과 미야자와파에 대한 철골제작회사 교와의 헌금여부 ▲총리자신에 대한 리크루트관련 증인소환 ▲유통회사인 사가와 규빈(좌천급편)의 거액헌금설등 스캔들을 해명하는 일이 발등의 불이다.
교와가 만일 미야자와파에 헌금을 했다는 사실이 검찰수사결과 밝혀지기라도 하면 내각은 총사직해야하는 위기에 몰릴 것이다.
또 나라의 참의원 보선에서 자민당이 만일 패배라도 하면 이것도 미야자와 총리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자민당은 지난 88,89년 수차례의 중의원·참의원 보궐선거에서 패배를 거듭한 끝에 89년 참의원 선거에서 대패한 쓰라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번 나라 참의원 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이 패배한다면 자민당은 오는 7월 참의원총선에서 다시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동경=이석구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