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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쫄깃쫄깃 엄마표 면요리 '중국집이 울겠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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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나른한 봄. 입안이 깔깔하다.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로 처진 몸을 일깨우고, 매콤.새콤.달콤한 맛으로 입안을 말끔하게 씻어내고 싶다.

분식집 비빔쫄면이 바로 그 메뉴다. 면발이 탱탱하고 쫄깃한 라볶이도 훌륭하다. 갓 건져낸 튀김이 올라간 생우동이나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자장면도 나른한 기운을 몰아내기 좋은 메뉴다. 그런데 주부들은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분식집이나 중국집 그 맛이 안 난다고 하소연한다.

면과 면소스 전문업체인 ㈜면사랑의 외식사업부 오규만(사진) 과장은 "아무나 똑같은 맛을 낸다면 누가 분식집을 찾겠느냐"고 반문한다.

맛 내는 포인트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가 중앙일보 독자들에게 살짝 비법을 공개했다.

글=유지상 기자<yjsang@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1.튀김우동

바삭바삭한 맛에 먹는 튀김. 그러나 우동 위에 올라가면 정반대로 흐물흐물해진다. 튀김옷을 최대한 바삭바삭하게 튀기려면 일단 튀김가루를 찬 곳에 두었다가 써야 한다. 반죽용 물도 0도의 찬물이 필요하다. 0도의 찬물은 얼음물을 만든 다음 얼음은 걸러내면 된다. 국물은 우동으로 유명한 일본 사누키우동의 가쓰오부시 장국으로 재현해본다. 가쓰오부시 장국은 찬물에 다시마를 넣어 끓기 시작하면 얼른 다시마를 건지고 불을 끈 뒤 가쓰오부시를 넣고 30분 정도 우려낸 다음 체에 거른다. 여기에 간장과 청주를 넣어 살짝 끓여 만드는데 반드시 뚜껑을 열고 끓여야 한다. 뚜껑을 닫고 끓이면 비린내가 심하게 난다.

*재료=오징어 1마리, 새우(중하) 8마리, 양파 1개, 청양고추 1개, 쑥갓 약간, 대파 1/2뿌리, 튀김가루 2컵, 물 1컵, 소금 약간, 식용유 적당량, 생우동면 850g, 가쓰오부시 장국 6컵

*만드는 법=①오징어는 사각으로 자르고, 양파는 채를 썬다. 청양고추는 잘게 다진다. ②오징어.양파.청양고추를 튀김가루에 함께 넣어 버무린다. ③튀김가루(1컵)와 물(1컵)을 섞어 튀김반죽을 만든다. ④버무린 튀김재료에 튀김반죽을 8~10큰술 정도 넣어 170~180도의 튀김기름에 노릇하게 튀긴다. ⑤새우는 껍질과 내장을 제거한 후 튀김가루를 묻혀 튀긴다. ⑥가쓰오부시 장국과 생우동면을 뜨거운 물에 넣고 3분간 끓여 그릇에 담고, 모둠 튀김과 새우튀김.쑥갓.대파를 올려 완성한다.

2. 자장면

"엄마가 만든 자장면은 철가방표 자장면이 아니다." 아이들의 냉혹한 평가다. 손으로 면을 뽑지 않았을 뿐, 중국집과 똑같은 춘장을 쓰고 해산물이나 고기 등의 재료는 오히려 더 고급품을 사용했는데 아이들의 맛 평가는 역시나 "영 아니올시다"다. 비법은 춘장 볶기에 있다. 그리고 조미료와 설탕을 넉넉하게 쓰면 된단다. 춘장은 약한 불에서 은근히 볶아야 깊은 맛이 난다. 면은 삶아 차가운 물에 씻고 뜨거운 물에 한 번 더 씻어야 면이 쫄깃하고 따뜻하다. 오이를 채 썰어서 얹거나 완두콩을 올려서 아이들의 시선을 끌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재료=칼국수용 생면 600g, 돼지고기 200g (전분 약간, 계란 흰자 약간), 양배추 1/4개, 감자 2개, 양파 2개, 삶은 계란 2개, 오이 1/2개, 칵테일 새우 150g, 춘장 1컵, 식용유 1/2컵, 굴소스 2큰술, 설탕 2큰술, 맛술 1큰술, 소금 1큰술, 물전분 3큰술, 물 1컵

*만드는 법=①돼지고기.감자.양파.양배추를 깍뚝 썰어 준비한다. ②뜨거운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춘장을 넣어 중불로 낮춰 기름이 스며들 때까지 볶아 따로 둔다. ③다른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돼지고기.감자.양배추.양파.칵테일 새우 순으로 볶은 뒤 미리 볶아놓은 춘장과 설탕.소금을 추가해 볶다가 물을 붓고 한소끔 끓인다. 돼지고기와 채소가 다 익으면 물전분으로 농도를 맞춘다. ④생면을 삶아 준비한다. 그릇에 면을 담은 후 자장 소스를 붓고 계란과 오이채를 얹어낸다.

3. 비빔쫄면

쫄면은 분식점의 봄철 베스트셀러. 호호 불어가며 먹던 겨울철 칼국수에서 살얼음이 동동 뜬 여름 냉면으로 넘어가는 중간에 쫄면을 찾는 사람이 많다. 쫄면처럼 양념 맛이 좌우하는 메뉴의 맛내기 포인트는 '숙성'이다. 양념장을 그때그때 만들어 넣는 것보다 넉넉하게 만들어 이틀 정도 냉장고에서 숙성시켜 사용한다. 분식점에선 사이다를 넣어 톡 쏘는 맛을 가미한다. 쫄면에 콩나물을 넣으려면 소금을 약간 넣고 데친 뒤 얼른 찬물에 헹궈내자. 훨씬 아삭아삭해진다. 면은 삶아 찬물에 비비듯 씻어내야 면 특유의 향은 사라지고 더욱 쫄깃해진다.

*재료(4인분 기준)=생쫄면 600g, 양파 1개, 당근 1/2개, 양배추 1/4개, 오이 1개, 적채 1/8개, 무순 약간, 계란 2개

*양념장=고추장 1컵, 고춧가루 2큰술, 흑설탕 2큰술, 물엿 2큰술, 식초 6큰술, 사이다 6큰술, 레몬즙 1큰술, 다진마늘 1큰술, 깨소금 2작은술

*만드는 법=①채소류는 가늘게 채 썰어 준비하고, 양념장은 분량대로 섞어 둔다. ②계란은 삶아 반으로 잘라 놓는다. ③물을 냄비에 부어 물이 끓어오르면 쫄면을 넣고 4분가량 끓인 뒤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빼서 준비한다. ④그릇에 쫄면과 준비한 채소를 보기 좋게 담고 양념장을 뿌린다. 고명으로 무순과 계란을 올린다.

4.라볶이

중국집의 대표 메뉴가 자장면과 짬뽕이라면 분식집에선 단연 떡볶이와 라면이다. 자장면과 짬뽕은 결국 '짬자면'이란 이름으로 한 그릇 안에 동거를 시작했고, 떡볶이와 라면은 '라볶이'란 명칭으로 두 몸을 섞었다. 짬자면은 반드시 따로따로 먹어야 하지만, 라볶이는 따로따로, 혹은 함께 같이 먹을 수 있다. 요즘 분식점에서는 모차렐라 치즈를 얹은 치즈 라볶이가 대세다. 분식집 맛을 느끼려면 밀가루와 쌀가루가 반씩 섞인 떡볶이용 떡을 쓰는 게 좋다. 씹는 맛이 더하다. 물 대신 육수나 장국을 사용하면 감칠맛이 살아난다.

*재료=라면 2개, 군만두 4개, 떡 150g, 달걀 2개, 사각 어묵 4장, 양파 1개, 양배추 1/8개, 당근 1/2개, 대파 1/2뿌리

*양념장=고추장 3큰술, 설탕 1큰술, 다진마늘 1큰술, 물엿 2큰술, 가쓰오부시 장국 2컵

*만드는 법=①군만두는 팬에 노릇하게 굽고, 어묵과 나머지 야채는 큼직하게 어슷 썬다. ②달걀은 삶아서 껍질을 까 통째로 준비해 둔다. ③라면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씻어 건져 놓는다. ④양념장을 냄비에 넣고 한소끔 끓인 뒤 어묵.떡.당근.양파.양배추를 넣는다. ⑤떡이 말랑말랑해지면 라면.군만두.달걀.대파를 넣고 버무려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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