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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예선 아시아 축구 오일달러에 오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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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콸라룸푸르=유상철특파원】바르셀로나올림픽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이 개막전부터 중동의 검은 오일달러에 의해 더럽혀지고 있다.
1차 예선 때 경고·퇴장 등의 징계조치를 받아 최종예선 출장이 불가능했던 중동의 선수들이 어물쩡 징계가 풀리며 전게임 출전이 가능해져 오일달러를 이용한 막후 로비라는 한국 등 극동3개국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17일 이곳 말레이시아의 콸라룸푸르 위스마호텔에서 벌어진 감독자회의에서는 1차 예선 때 무기한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던 쿠웨이트의 플레이메이커 파와즈 알아마드의 징계해제사실이 느닷없이 발표돼 첫 게임 상대인 한국을 당혹시켰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파와즈 알아마드(23)는 스트라이커인 알리알 하디알과 함께 쿠웨이트팀의 최고참으로 상대수비수들의 혼을 빼놓는 날카로운 패싱으로 유명하나 지난 인도와의 예선전에서 무기한 출장정지 처분을 받아 한국과의 대전에서 뛰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또 1차 예선에서 두 차례의 경고를 받아 최종예선 첫 게임에 자동적으로 출전할 수 없었던 바레인의 주축인 스위퍼 라작 아바스도 어느 사이 징계가 풀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공정한 대회운영의지에 회의를 불러 일으켰다.
이날 감독자회의에 참가한 김삼락 감독 등 한국팀관계자와 장지룽 중국축구협회부회장, 후지다 일본축구협회 선발강화위원회위원 등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 같은 발표에 항의, 말레이시아인인 피터벨라폰 AFC사무총장에게 징계해제에 관한 공식문서의 열람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한 채 국제축구연맹(FIFA)의 결정사항이란 구두통보만을 받았다.
한국은 당초 쿠웨이트의 투톱을 대인방어능력이 뛰어난 이임생과 이문석의 투스토퍼에게 맡긴다는 기본 수비전략만을 세웠으나 예선에서 2골을 기록할 정도로 득점력이 뛰어난 파와즈가 가세, 쿠웨이트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수비포메이션에서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김 감독은 이에 따라 김귀화 나승화 등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오버래핑을 최대한 자제, 파와즈의 발을 묶어 쿠웨이트의 공격루트를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팀 코칭스태프는 후반에 집중공세로 승부를 걸겠다는 최종전략을 수립, 결전에 대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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