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씨 "손학규에 탈당 권유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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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황석영(63.사진)씨가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황씨는 27일 오후 서울 교보문고에서 열린 소설 '손님' 등의 작품 낭독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다음은 황씨의 발언 요지.

"손 지사에게 내 의견을 전했을 뿐인데 예상 외로 탈당했다. 손학규 개인의 용단이지만 (탈당을) 높이 평가한다. 손 지사의 탈당을 권유한 건 기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양당 관계가 변화해야 새로운 흐름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손 지사가 이러한 새 흐름을 위한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양극단으로 갈라진 사회가 갈등의 폭을 좁혀 나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 다음주부터 프랑스에 머물 계획이지만 앞으로도 손 지사를 도울 수 있다면 돕고 싶다. 지금은 손 지사가 대권의 꿈을 드러내기보다는 제3의 잠재된 힘을 위해 힘써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손 전 지사의 대선 불출마를 바란다는 뜻이냐고 묻자) 그런 건 절대 아니다. 다만 자신의 욕심은 버리고 새로운 시대를 위해 매진해 달라고 개인적 친분이 있는 사람으로서 당부하는 것이다. 올해 내로 새로운 변화가 생길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 거주 중인 황씨는 4일 귀국했으며 국내에 체류하는 동안 손 전 지사와 여러 차례 만나 탈당 등 대선과 관련한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황씨와 손 전 지사는 1970년대 함께 노동운동을 할 때부터 친분을 쌓은 사이다.

황씨는 1월부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한국 사회가 지나치게 양극화됐다"며 "중도사회를 위한 새 정치질서 만들기에 총대를 멜 생각이 있다"고 밝혀 왔다. 문화계에선 황씨 이외에 시인 김지하(65)씨가 손 전 지사 지지 의사를 공개한 바 있다. 황씨는 29일 다시 파리로 출국한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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