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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TV 선정 상업성에 치우친다-서울YMCA 「시청자 모임」서 프로그램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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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SBS-TV 방송 내용에 주부·여성상의 왜곡, 사행심 조장, 선정·상업주의적 경향이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서울 YMCA의 「좋은 방송을 위한 시청자 모임」이 SBS-TV 개국 이후 1주일간 방송된 프로그램들을 집중 분석한 결과다.
이 같은 시각은 시청자 모니터 단체의 SBS-TV에 대한 첫 평가란 측면에서 주목된다.
특히 문제가 많은 쪽은 연예오락프로그램.
YMCA 시청자 모임은 퀴즈프로그램에서의 과다한 경품들이 사행심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공개 오락프로그램에서는 주부들을 소비와 물욕에 어두운 모습으로 묘사해 지적을 받았다. 『알뜰 살림 장만 퀴즈』가 그 대표적인 예로 가전제품·가구·여행권 등 지나치게 많은 상품 공세로 엉뚱한 경쟁 의식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이다.
공개 오락물인 『현장 쇼 주부 만세』의 경우 가구·의상·시계·금반지 등 과소비 적이고 비실용적인 상품이 문제가 됐다. 아울러 출연 주부들의 대부분이 사장 부인 등으로 채워져 이 프로가 「유한마담들의 시간 메우기」라는 비난을 샀다.
프로그램마다 산발적으로 튀어나오는 선정성은 더욱 큰 폐해로 지적됐다.
개국 특집 쇼프로 『반갑습니다 여러분』에 출연한 여가수들이 차려입은 모양새가 꽤나 자극적이고 선정적이었다.
게다가 『출발 서울의 아침』(10일)에서는 일본의 소녀 가수 미야자와의 나체사진을 음악을 곁들여 소개했고 기타 모델들의 모습도 매우 선정적으로 부각시켰다.
시청률 제일주의의 상업적 발상이라는 평가다.
드라마는 지나치리만큼 화려하고 소비 지향적이어서 위화감을 불러일으킨다는 반응이다.
등장 인물들의 직업이 그렇고 배경 역시 골프장·호텔·고급 파티장 등으로 몰려 있다.
소설 극장『여자 마흔 다섯』 『은하수를 아시나요』에서 볼 수 있듯 드라마 내용이 너무 비약적이거나 자극적인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는 지적도 있다.
보도프로그램도 예외는 아니다. 일반 시사보도 프로가 부족한 가운데 시간대의 차별화를 노린 『8시 뉴스』『10시 뉴스쇼』는 나름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고 『10시 뉴스쇼』는 시사성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령 유명 인사의 노래하는 모습과 수입 강아지들의 얘기 등 흥미 위주의 취재가 함께 섞이다 보니 뉴스도, 쇼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을 띠고 있다는 얘기다.
어린이 프로그램은 외화·외국의 만화영화로 메워졌고 자체 제작물은 단 한편으로 TV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어린이에 대한 방송사 측의 무성의함을 보여주었다.
간접 선전도 지적됐다.『자니윤 이야기 쇼』『우리들 세상』에서는 협찬 또는 협조를 이유로 출연료·출연 복장을 제공하는 회사를 홍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최초로 장애인을 다룬 정규 프로그램 『사랑의 징검다리』는 참신한 시각으로 접근한 제작진의 노력을 높이사 SBS-TV가 찾아야 할 제작 방향이라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김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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