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만 쏟아내는 연말장/납회 이틀앞두고 증시 급락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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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내년개방 악영향”우려
올해 장마감(납회 26일)을 이틀 앞둔 증시가 연중최저치를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다. 개방을 불과 10일 남겨놓은 상황에서 종합주가지수가 연초(6백79.75) 수준조차 지키지 못하자 이 상태에서 개방될 경우 국부가 유출되리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올해 증시가 이처럼 맥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제여건이 좋지않기 때문이다. 무역적자는 1백억달러를 넘어섰고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두자리에 근접하고 있다. 기업들은 고금리 추세를 견디기 어려웠으며,급기야 상장기업중 이미 12개사가 부도를 냈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사태를 빚었다.
내년 경기를 내다보는 각기관들의 시각도 어둡다.
정치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치적으로 내세워졌던 북방정책도 소련사태의 혼미등으로 그 빛이 바래고 있다. 세무당국의 잇따른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도 증시에 악재가 되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같은 정치·경제여건 아래서 경제현상의 가장 정직한 투영도인 주가가 오르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주변여건이 이렇게 나쁘자 증시에는 팔고 떠나자는 세력이 압도적으로 많다. 지난 7,8월 주가가 반짝했을 때 외상으로 금융주를 중심으로 사들였던 투자자들이 5개월만기에 몰려 대거 매물을 내놓고있다.
일반 투자자들중 사자는 세력은 거의 없다. 당국의 12·10 부양책에 따라 증시안정기금등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세에 가담하고 있지만 신용매물을 소화하는데도 힘이 부친다.
최근 주식시장은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져 11월중순부터 연속 6∼8일 하락→하루반등→또다시 하락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통상 배당등을 겨냥,상승하리라고 보는 연말장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졌으며 주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개방돼 유입될 해외 자금도 규모가 별로 크지 않고 초기에는 그다지 많이 들어올 것 같지 않아 투자자들을 자극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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