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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8개전체급 석권 "야망"|6개체급 제패 하태경|왼발들어 찍기·뒤차기 일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토머스 헌스와 한번 붙어보고 싶다.』
프로복싱에서 6개 체급을 제패한 헌스와 똑같이 국기 태권도에서 6개체급 왕좌에 오른 슈퍼스타 하태경(하태경·한체대4)의 도전장이다.
국내대회 우승이 세계 제패를 의미하는 대권도 1인자와 세계 최고 프로복서가 맞닥뜨리면 어떤 승부가 날지 흥미를 끌만하다. 지난70년대 프로복싱 헤비급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와 프로레슬러 이노키(일본)가 대결, 화제를 뿌린 적이 있다.
그러나 하태경의 대답은 간단하다.
헌스가 비록 빠른 발놀림과 주먹을 자랑하지만 자신의 왼발들어 찍기에 걸리기만 하면 경기는 곧 끝난다며 자신만만하다.
하는 지난 13일 상무체육관에서 끝난 92아시아선수권대회파견 국가대표 1차선발전 웰터급에서 우승, 87년 핀급에서 시작된 전체급석권의 목표에 한걸음 다가섰다.
지금까지 격투기 종목에서 최다체급 우승 기록은 헌스의 6개체급에 이어 역시 프로복서 슈거 레이 레너드가 5개체급을 석권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여자유도의 조민선(조민선·19·한체대)이 5개체급 정상에 우뚝 섰는데 하는 이보다 한체급 더 추가한 것이다.
하는 서울체고 3학년이던 87년 6월 제22회 대통령기 핀급 우승을 시작으로 그해 10월 68회 전국체전 플라이급, 89년에는 밴텀급·페더급으로 체급을 올리면서 잇따라 석권했고 금년 4월 라이트급 우승에 이어 12월 웰터급까지 휩쓸었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몸무게가 계속 늘어나 체급을 올렸는데 기량도 일취월장, 그때마다 정상에 오른 것이다.
고교때 1m68cm·50kg이 지금은 1m80cm·76kg으로 불어났다.
그는 당분간 더이상 체급을 올리지 않고 체력을 보강한 다음 기회가 닿으면 남은 미들급·헤비급 정상의 문을 노크, 8개 전체급을 제패한다는 야심을 키우고 있다.
그가 태권도와 인연을 맺은 것은 5세때 아버지 하해성(하해성·49·사업)씨가 동네 도장에 데리고 다닌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서울광장국교 4학년때 전국대회에 첫 출전한 이래 6학년 졸업때까지의 전적은 57전57승으로 패배를 몰랐다.
지금까지 국내대회에서 40여차례, 서울올림픽등 국제대회에서 10여차례등 모두 50여차례나 우승을 차지해 그의 방은 트로피·상장으로 가득차 있다.
수많은 대회중에서도 하태경이 특히 잊지 못하는 것은 88년3월 네팔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아선수권대회.
플라이급 우승을 차지했음은 물론 인생의 반려자가 될 미모의 대만국가대표선수 천이예 (진치안·20)를 만났기 때문.
천은 서울올림픽에서 여자부 밴텀급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국제대회때마다 이국에서 만나는 이들의 우정은 사랑으로 발전해 조만간 결혼할 꿈에 부풀어 있다.
주위 동료들도 안재형(안재형)-자오즈민(초지민)에 이어 국경을 넘은 제2의 스포츠 커플 탄생을 고대하고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편지·전화로 상대방을 격려하는 한편 사람의 밀어를 속삭여온 이들은 내년 1월 하태경이 대만으로 건너가 천의 부모를 만나 결혼 최종 슴낙을 받아낼 계획이다.
하의 부모는 서울에 찾아온 천을 보고 며느리감으로 손색이 없다며 흡족해 하고있는 상태.
대학 졸업반인 하태경은 내년부터 횡성군청림에서 활약하게된다.
요즘도 매일 한체대 체육관에서 후배선수들과 함께 여섯시간씩 훈련을 거듭하고있는데 아시아선수권대회(92년1월·말레이시아) 2연패가 당면목표.
왼발로 상대방 머리위에서 안면을 공격하는 들어찍기와 뒤차기가 일품인데 경량급부터 출발해 스피드가 뛰어난것이 장점.
하태경을 지도하고 있는 한체대 이승국(이승국·47)교수는 『다른 선수에 비해 하체가 길고 유연성이 뛰어나 당분간 독주가 예상된다』면서 『오른발 기술만 다소 보완하면 나무랄데 없다』며 극찬.
현재 4단인 그는 93년께 호주에 유학, 체육학을 전공해 교수가 되는 것이 꿈.
1남2녀중 둘째로 동생 난경(난경·20)양은 프로골퍼로 활동하고 있다. 당구·영화감상이 취미. <김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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