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없어 경기흐름 조절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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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현대전자와 상무의 일전은 농구에서 경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노련한 팀리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한판이었다.
상무는 이날 1차대회 우승팀 현대전자를 맞아 센터진의 현격한 열세에도 불구하고 투지와 탄탄한 팀웍으로 거함 현대를 시종 몰아붙였으나 마지막 고비에서 침착성을 잃고 지나치게 서두르다 다잡은 대어를 놓치는 불운을 겪었다.
상무는 현대를 맞아 지공을 바탕으로 완전한 찬스를 만들어 득점으로 연결, 상대적으로 서두르며 슛을 난사한 현대와 시종 접전을 벌였다.
후반 12분쯤에는 임근배(임근배) 서동철(서동철)의 정교한 외곽슛까지 잇따라 현대 골네트를 갈라 58-52로 달아난후 종료3분여를 남기고는 63-55로 리드, 승리는 상무쪽으로 거의 기울어갔다.
그러나 이무렵부터 서둘러야할 현대진영은 오히려 착실한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으로 점수를 보낸 대신 느긋하게 승리를 굳혀야할 상무가 당황한 빛이 역력한채 서두르기 시작했다.
이어 싱무의 서동철이 무리하게 볼을 갖고 우축모서리 돌파를 시도하다 두차례나 현대에 커트를 당해 공격권을 넘겨주는 실수를 범해 순식간에 63-63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8점이나 앞섰던 상황에서 상무가 이날 시종 견지했던 지공을 바탕으로 완전 찬스를 만들어 슈팅으로 연결했더라면 최소한 역전패는 당하지 않았으리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코트를 지휘할 노련한 리더가 아쉬운 한판이었다.
상무는 지난달 팀의 기둥이던 최병식(최병식) 이영주(이영주·이상현대) 이훈재(이훈재·기아)등을 잇따라 제대시킨 뒤 이번 2차대회에서는 뉴페이스들로 면모를 일신했으나 막판의 유리함을 안타깝게도 끝내 승리로 연결시기지 못했다.
현대는 이원우(이원우) 김성욱(김성욱)등 노련한 페이스메이커들이 즐비, 막바지 고비에서 상무의 잇따른 공격범실을 유도해내며 승리를 거두어 상무에 게임리더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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