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교각받아/일가족 5명 사망/빚독촉 시달려 자살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부산=강진권기자】 19일 오후 8시10분쯤 부산시 부곡1동 지하철 부산대역 부근 산업도로 하행선에서 부산1도9144 엑셀승용차(운전자 김만수·48·부산시 서1동 542)가 지하철 지상구간 교각을 들이받아 김씨·부인 손혜자씨(45)·큰딸 지연양(17)·아들 두성군(15)·막내딸 지영양(11)등 차에 타고 있던 일가족 5명이 모두 숨졌다.
사고 당시 맞은편에서 운행중이던 승용차 운전자 신민지(49·여)에 따르면 장전동쪽에서 온천장방향으로 1차선을 따라 시속 80㎞ 정도로 마주오던 승용차가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도로 중앙에 있던 폭 1.9m,높이 4m 가량의 지하철 교각을 정면으로 들이받아 차량이 크게 부서졌다는 것이다.
김씨가 이사로 근무하는 부산시 남산동 117 중기회사인 덕창종합중기개발 간부에 따르면 회사대표 윤덕인씨가 16일 1억원을 부도내고 잠적한뒤 김씨가 회사 채권자 40여명으로부터 심한 빚독촉을 받아온데다 김씨가 회사에 지입한 시가 5천만원상당의 포클레인 1대,시가 3억원 상당의 집마저 은행에 압류될 처지에 놓여 『죽어 버리겠다』는 말을 자주해왔다는 것이다.
경찰은 ▲김씨가 최근 회사부도에 따른 자신의 처지를 몹시 비관해 왔고 ▲사고가 나던 날에도 회사에서 거래은행인 서울신탁은행·동남은행에 전화를 걸어 회사를 살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으나 거절당했다는 회사 관계자의 말 ▲운전 경력 10년인 김씨가 음주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족 모두를 태우고 과속으로 달리다 브레이크를 잡은 흔적 없이 교각을 정면으로 들이받은 점 등으로 미뤄 김씨가 가족과 함께 자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