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주상복합도 미분양 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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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0.29 부동산 대책의 충격으로 아파트 청약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열기를 내뿜던 주상복합아파트 시장에 찬서리가 내리면서 서울 강남권의 주상복합도 잇따라 미분양되는가 하면 서울 11차 동시분양 아파트는 올 들어 최저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에서 대거 미달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5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나온 동양파라곤의 경우 주상복합아파트 58가구, 주거용 오피스텔 1백42실에 대한 청약 신청을 지난 2일 마감했으나 대거 미분양됐다. 회사 관계자는 "평형과 층에 관계없이 미분양이 생겼다"며 "10.29 대책으로 청약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게 주요인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11월 말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분양된 로얄팰리스(아파트 15가구, 오피스텔 21실)도 미분양돼 선착순 분양에 들어갔다. 올 들어 주상복합아파트가 청약 접수 단계에서 미분양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분양전문업체인 ㈜SPD 이원열 대표는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몰렸던 주상복합의 거품이 꺼지고 있어 당분간 주상복합 인기가 시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광진구 트라팰리스나 천호동 대우베네시티의 경우 분양 초기 수천만원의 웃돈이 형성됐으나 지금은 웃돈이 붙지 않거나 '마이너스 프리미엄'인 분양권마저 나오고 있다.

인파가 몰리던 서울 동시분양에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졌다. 5일 금융결제원이 11차 동시분양 아파트 1천3백1가구에 대해 서울 1순위자들의 청약 신청을 받은 결과 3천56명이 접수해 평균 2.3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올 들어 11차례 치러진 동시분양 가운데 경쟁률이 가장 낮은 것이다.

60개 평형 중 34개 평형 4백93가구가 미달됐으며 유일한 강남권 아파트인 방배동 LG자이도 2개 평형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동작동 KCC아파트 32평형이 61대 1로 가장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평형별 자세한 경쟁률은 www.joinsland.com 참조>

미르하우징 임종근 사장은 "실수요자들이 눈치보며 청약하는 시장이 형성되면서 지역별 차별화 현상도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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