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포스트는 논문 파동으로 일반에 널리 알려진 배아줄기 세포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상업화하기 쉬운 성체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업체다.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신생아의 제대혈(臍帶血.탯줄 혈액)이나 성인의 골수.혈액에서 쉽사리 채취할 수 있다. 윤리적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실제로 이 회사가 운영하는 '셀트리'는 국내 처음으로 1월 제대혈 이식 200건을 달성했다. 주로 급성 백혈병과 재생불량 빈혈 환자 등이 혜택을 받았다.
양 사장은 "단일 제대혈 은행이 200건 이상의 이식을 한 건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제대혈 보관에 대한 메디포스트의 기술력을 입증한 걸로 봐도 된다"고 자평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도 상용화 막바지 단계다. 메디포스트는 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과 뇌졸중 치료제 '뉴로스템', 뼈 결손 치료제 '본스템' 등 대여섯가지 신약을 개발 중이다. 양 사장은 "카티스템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식약청 시판허가를 받는 게 목표다. 뉴로스템과 본스템도 1~2년 뒤 상용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관절염 치료제인 카티스템이 일정대로 상용화되면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계 최초의 신약이 될 수 있다는 기대에 차 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메디포스트는 2005년 39억원의 적자를 냈다.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에도 24억원 적자였다. 매출도 ▶2003년 309억원▶2004년 175억원▶2005년 151억원▶2006년 139억원으로 내리막이다. 제대혈 시장의 개척자인 이 회사는 경쟁사들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양 사장은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엔 흑자 전환을 자신했다. 올해는 비용 절감으로, 내년 이후엔 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에 기대를 건다.
양 사장은 서울대 의대를 수석 졸업하고 이 대학 임상병리학 전공의와 삼성서울병원 교수를 지내다 2000년 선.후배 동료의사들과 함께 창업했다. 벤처 경영자 생활이 의사.교수 시절보다 훨씬 낫단다. "순탄한 길을 걸을 수 있었지만 치열하게 이룰 목표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좀더 역동적인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벤처는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면 일순간에 망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공동대표 체제로 변신했다. 양 사장은 신사업 개발을, 금융계 출신의 황동진 대표는 경영 전반을 맡고 있다.
서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