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검찰 "재의 관계없이 수사 전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정치권의 특검 재의결에 개의치 않고 수사에 전념할 것."(송광수 검찰총장)

대검 중수부는 4일 일단 수사 강행 의지를 보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중 한사람인 문병욱 썬앤문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나중에 기소할 때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盧대통령의 또다른 측근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배임 등 혐의로 구속시키면서도 마찬가지 입장이었다.

측근 비리 특검 수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수사 고삐를 더욱 조여 최대한 성과를 내놓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에서는 특검 수사가 결정됐으니 검찰은 수사를 중단하고 특검에 맡기는 게 타당하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현재는 특검을 도와주는 한도 내에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 다수"라고 말했다. 내심으론 검찰이 밝혀내지 못한 측근 비리가 특검에서 까발려지는 상황을 최대한 막아 검찰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뜻도 있어 보인다.

따라서 특검 구성까지 남은 약 한달간 검찰은 썬앤문 그룹을 포함한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문병욱씨의 경우 특검 주요 대상자인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관련돼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썬앤문의 정치자금 제공 의혹과 李씨의 금품 수수 의혹을 제기한 김성래 전 썬앤문 부회장을 지난 3일부터 연이틀 불러 조사했다.

金씨는 측근을 통해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서 文씨 측의 비리를 얘기하며 "盧후보 측에 95억원이 제공된 것 아니냐. 어떻게 확인을 하지"라고 말했고, "이광재씨에게 1천만원짜리 수표를 주고 복사해 놓았다"는 말도 했었다.

한편 특검법이 통과되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청구를 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법무부는 부정적 여론 등을 감안한 듯 이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문병주.이수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