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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제주별전 레포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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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제주여행 비수기 … 항공권.렌터카 할인행사

■ 대한항공은 24일까지 제주행 항공권을 5~30% 깎아준다. 할인율은 요일.시간대에 따라 다르다. 인터넷 회원으로 등록해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결제를 해야 한다. 마일리지로 제주도(우도 포함)를 관광할 수 있는 2박3일 패키지 상품도 내놨다. 항공권뿐만 아니라 숙박 등 여행경비 일체를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다. 1인당 3만5000마일.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2명 이상이 모이면 출발한다. kr.koreanair.com.

■ 아시아나항공도 요일.시간대별로 제주행 항공권을 할인해 준다. 평일 오후 및 일요일 제주행, 화~일요일 오전 이른 시간 서울행은 평균 20~30%가 저렴하다. 역시 인터넷으로 예약.결제에 한한다. flyasiana.com.

■ 금호렌터카는 31일까지 전 차종 이용료를 60% 깎아준다. 소형차(아반떼XD) 기준 하루 2만9000원. 먼저 회원 가입을 해야한다. 064-751-8000.

■ 제주면세점은 31일까지 5만원 이상 신용카드 구매자에게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주고 있다. 대상은 외환.삼성.하나은행.KB.롯데. LG카드. 내국인의 경우 연간 4회, 회당 40만원까지 구매가 가능하다.

■ 3월 말~4월 초 제주엔 각종 축제.이벤트가 풍성하다.

트레킹 … 편한 신발, 윈드 재킷 필수

▶W1면서 계속 오름이란 큰 화산 옆에 생긴 작은 기생 화산을 말한다. '(산을)오르다'에서 파생된 명사라는 추측이 많다. 하지만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산 혹은 산봉우리의 제주 방언'이라고만 나온다. 이 말도 맞다. 섬 전체가 화산 지형인 제주도에선 한라산을 제외한 거의 모든 산.봉우리가 다 오름이다. 확인된 것만 대략 360여 개. 빅토르 대표는 이 중에 200여 개를 올랐다. 그중 이맘때 가장 좋은 곳으로 고근산을 꼽았다.

"보통 봄엔 아부.용눈이.백약이.따라비 오름에 가요. 하지만 아직 일러요. 동쪽 오름은 4월은 돼야 초록빛이 제대로 나거든요."

고근산은 제주 남쪽 서귀포 신시가지 뒤쪽에 있는 표고 396m의 야트막한 오름이다. 이름만 산이지 언덕이나 동산에 가깝다. 오르기도 쉽다. 폐 침목을 이용해 나무 계단을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그저 뒷산 약수터에 가는 심정으로 쉬엄쉬엄 오르면 금방이다.

하지만 막상 정상에 오르면 생각이 바뀐다. 사방으로 탁 트인 전망은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오르던 방향 그대로 고개를 들면 한라산의 웅장한 모습이 들어온다. 커다란 날개를 좌우로 한껏 펼친 듯한 모습. 서귀포와 고근산을 그 품에 폭 안은 형상이다. 정상까지의 거리는 10㎞. 하지만 결코 먼 거리는 아니다. 조금만 시력을 돋우면 산 주름 하나하나, 눈 그림자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보인다. 정작 문제는 날씨. 고고한 한라산은 쉬 그 자태를 보여주지 않는다. 구름이나 눈안개 뒤로 숨기 일쑤다.

"운이 좋네요. 며칠간 구름이 잔뜩 꼈거든요. 조금 더 늦었으면 눈이 아예 다 녹았을 거고요."

고개를 뒤로 돌리자 이번엔 에메랄드빛 바다가 가슴을 적셔온다. 정면에 서금도, 그 왼쪽으로 좀 더 큰 범섬이 떠있다. 맑은 날씨 덕에 저 멀리 마라도까지 보인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화산 모습이 제법 뚜렷한 대형 오름이 눈에 들어온다. 서쪽 성산과 맞먹는다는 동쪽의 명산, 산방산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돔(Dome)형 화산. 그 앞은 산방산과 더불어 제주 남서부의 맹주라는 군메오름(군산)이다. 정상에 두 개의 뿔 바위가 있다. 용머리에 돋은 뿔의 형상이라는데 실상 봉곳한 것이 여인네 젖가슴을 더 닮았다.

몸을 조금 더 돌리자 이번엔 층층이 쌓인 초록 계단이 눈에 띈다. ㈜태평양에서 운영하는 도순다원이다. 기후.습도 등이 차 재배에 최적이라, 설록차 중에서도 으뜸이라는 '일로향'이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휘휘 돌아 주변 풍경을 구경한 다음엔 굼부리(분화구)를 둘러볼 차례. 고근산 굼부리는 옛날 설문대할망이란 거신이 한라산을 베고 누워 물장구 칠 때 엉덩이를 걸쳤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둘레가 총 700m, 사스레피나무.산철쭉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지형이 평탄한 편이라 굼부리 아래까지 내려가지 않으면 20~30분 만에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고생했수다." 오름을 내려오는 길에 빅토르 대표가 인사를 건넨다. 하지만 못내 아쉬웠던 모양. 꼭 가보라며 다른 오름 몇 개를 더 추천해 줬다.

■ 용눈이오름=알 오름 2개가 딸려 있는 복합 화산. 봉우리 세 개가 모인 정상에 말굽형 굼부리가 있다. 앞쪽에 잔디밭이 있고, 미나리아재비.할미꽃 등이 자란다. 평생 오름 사진을 찍은 고 김영갑 작가가 가장 사랑했던 오름. 용눈이란 이름에 대해선 두 가지 설이 있다. 전체 형상이 용을 닮았다는 설과 굼부리 모양이 용이 누웠던 자리 같다는 설.

■ 절울이오름(송악산)=성산 두산봉, 우도 쇠머리오름과 함께 굼부리 안에 굼부리가 있는 이중 화산. 첫째 굼부리는 지름이 500m, 둘레가 1.7㎞, 둘째는 둘레가 400m, 깊이가 69m다. 특히 둘째 굼부리는 경사각이 평균 70도에 달해 거의 수직처럼 보인다. 남동쪽이 화산 퇴적층으로 이뤄진 해안절벽이다. 이 절벽에 절이(파도)가 부딪치며 울음소리를 내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 왕이메오름=정상에 깔때기 모양의 커다란 원형 굼부리가 있고 그 주위에 작은 굼부리들이 등을 맞대고 있는 복합형 화산. 산굼부리가 한라산 동부 산록의 대표라면 왕이메는 서부 산록의 대표격이다. 옛날 탐라국 삼신왕이 이곳에서 사흘 동안 기도를 드렸다고 해서 왕이메란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 트레킹 상품=제주 에코(http://jejueco.com, 064-763-6606) 주말 하루 코스 6만원(성인 1인 기준). 중식.가이드비.여행자보험 포함 가격이다. 원하면 맞춤일정도 짜 준다.

■ 준비=등산화나 걷기 편한 신발,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윈드 재킷이 필수. 일부 오름은 사유지라 출입이 통제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여행할 땐 소재지 면사무소 등을 통해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인라인 … 브레이크 기술 특히 중요

깜짝 퀴즈! 제주 해안도로를 자전거 탄 사람과 인라인 스케이트 탄 사람, 둘이 함께 달렸다. 갑자기 눈앞에 경찰이 나타났다. 두 사람의 운명은?

정답은 자전거 탄 사람은 무사통과, 인라인 스케이트 탄 사람은 '그때 그때 달라요'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차에 해당된다. 차가 차도로 갔으니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인라인 스케이트는 다르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탄 사람은 법적으로 보행자 취급을 받는다. 보행자가 차도로 다니면 단속 대상이다. 하지만 제주 해안도로는 차도.인도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시도(市道).군도(郡道)가 대부분. 따라서 경찰을 만난 곳이 인도가 따로 없는 곳이었다면 무사통과, 구분이 있는 곳이라면 '딱지'를 뗄 수도 있다. 경찰도 이런 모호함 때문에 단속보다는 계도를 선호한다.

서귀포 인라인 스케이트 동호회 이니아(INIA) 회원들은 그래서 늘 조심스럽다. 타지 사람이 코스 추천을 부탁하면 불법이 확실한 국도.지방도는 일단 뺀다. 대신 경치가 아름다운 해안도로 중에서 안전한 곳 위주로 권한다.

표선~가마 간 해안도로가 그런 곳이다. 노폭이 넓고 중간중간 바다 쪽으로 공터가 많다. 갓길도 있다. 차량 통행이 많을 땐 잠시 숨을 돌리기에 충분하다. 그러면서도 경치가 '그림'이다. 도로를 따라 황금빛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철썩철썩 파도가 울어대는 갯바위 멀리 운치만점의 하얀 등대도 있다. 딱히 표지판 하나 없어도 제주도 해안이란 걸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 다만 표선해수욕장 인근으로 가면 5월 개장을 앞둔 해비치 호텔 공사장 작업차량이 많은 게 흠이다.

오창국 이니아 회장은 "해안도로는 경사가 거의 없어 초보자들도 쉽게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다"며 "소문이 안 나서 그렇지 알고 보면 제주야말로 인라인 스케이트 천국"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니아 회원들이 추천한 제주 인라인 스케이트 명소.

■ 종달~세화 해안도로=초보자도 무난히 즐길 수 있는 코스. 우도.성산 일출봉 등 풍광이 빼어나다. 하도리 철새도래지, 제주해녀박물관 등이 인근에 있다. 겨울철엔 유달리 바람이 거센 게 단점. 약 8㎞.

■ 대정~신창 해안도로=역시 초보자 코스.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수월봉을 지난다. 여름철엔 돌고래 떼가 이동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약 6㎞.

■ 성읍~정석비행장=5월 초까지 도로 양편에 유채꽃이 만발한다. 군데군데 왕벚꽃도 핀다. 짧지만 언덕 구간이라 '다운 힐(활강)'을 즐길 수 있다. 중급 이상의 실력을 가진 인라이너들에게 추천한다.약 2㎞.

제주=김한별 기자

■ 대여=제주 인라인 스케이트 프로샵(064-702-8243)에서 하루 7000원(헬멧.보호대 포함)에 빌릴 수 있다. 기종은 기본형인 피트니스급.

■ 준비=제주는 유달리 바람이 강한 곳이다. 맞바람을 맞으며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생각보다 쉽게 지친다. 일주를 계획했다면 체력 안배에 유의할 것. 오름이 많은 내륙 쪽은 도로 경사가 심하다. 초보자라면 브레이크 잡는 기술을 완전히 익히고 도전하는 게 좋다.

스쿠터 … 고속화도로는 피하도록

레드카펫을 밟는 기분이 이럴까. 키 크고 늘씬한 친구들, 귀빈이라도 영접하듯 양쪽에 주욱 늘어서 있다. 그 뒤로는 황금빛 꽃, 또 그 뒤는 파란 양탄자. 은막의 스타가 부럽지 않다.

여기는 제주 삼나무 길. 평균 20m는 족히 넘는 나무들이 이국적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제주 삼나무 길 중 가장 유명한 곳은 1112번 도로 중 비자림로. 하지만 입소문 안 탄 비경도 있으니, 제동목장 삼나무길이다. 비자림 못 미쳐 정석비행장 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바로다. 한우를 방목하는 초지가 무려 330만 평. 그 광활한 대지를 가르며 한 줄 삼나무 길이 나 있다. 길가 울타리 뒤는 유채꽃밭. 아직 꽃망울을 다 터뜨리지는 않았지만 푸른 초지를 한 땀 한 땀 황금수로 장식할 날이 멀지 않았다.

제동목장 삼나무 길은 어떤 방식으로 즐겨도 좋다. 누군가는 걷고 누군가는 자전거를 탄다. 요즘 나타난 새 방법은 스쿠터를 타는 것. 시속 20㎞ 정도 속력으로 달리면 키 큰 삼나무들이 쓰러질 듯 품으로 달려드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온몸을 시원하게 안마하는 맞바람도 스쿠터만의 매력. 사방이 막힌 자동차나 페달 밟는 데 정신 뺏기기 십상인 자전거와는 전혀 다른 맛이다. 부족했던 마지막 '2%'가 채워지는 느낌이랄까. 바람을 음미하며 달리다 보면 살랑살랑 코끝을 간질이는 삼나무 향기가 그윽하다.

제주도에 스쿠터 여행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지난해 여름. 한 곳뿐이던 대여업체가 순식간에 다섯 곳으로 늘었다. 서울에서 시작된 클래식 스쿠터 열풍이 제주 관광과 맞물리면서 새 유행을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여성에게 인기다. 렌터카는 평범하고 자전거는 힘든 그들에게 스쿠터는 매력만점 '장난감'이다. 자동차 운전면허만 있으면 몰 수 있고, 10분이면 초보자도 탈 수 있을 만큼 조작이 쉬운 것도 장점이다.

7년지기 단짝 친구와 3박4일 제주 일주 길에 오른 서나연씨는 어느새 스쿠터 열혈팬이 됐다. "둘이 각각 한 대씩 빌리면 렌터카 한 대 빌리는 거랑 비용이 얼추 비슷하거든요. 돈이 아니라 재미 때문에 스쿠터를 선택한 거죠. 무엇보다 '달리는 맛'이 그만이에요."

서씨는 이번에 생전 처음 스쿠터를 탔지만 전혀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경사로에 주차할 때 뒤로 밀리는 스쿠터를 지탱하며 약간 무겁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 고작. 서씨는 기회가 된다면 스쿠터 전국 일주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젊은 여성들만 스쿠터를 찾는 것은 아니다. 제주에서 가장 먼저 스쿠터 대여를 시작한 '여행동화' 김영국 팀장은 "한마디로 남녀 불문, 나이 불문"이라고 말한다. 20대 딸과 50대 어머니가 함께 타기도 하고, 군 입대를 앞둔 남학생이 혼자 빌리는 경우도 있다. 이따금 '스쿠터 로맨스'가 꽃피기도 한다. 따로따로 스쿠터를 빌려 간 남녀가 여행 도중 만나 한 대를 반납하고 2인승으로 바꿔 간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여행 코스는 대개 엇비슷하다. 12번 국도를 타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한바퀴 도는 게 보통. 중간에 해안도로를 만나면 내려가 구경하고 다시 올라오는 식이다. 하지만 일주를 하자면 3박4일은 잡아야 한다. 또한 완주에 급급해 제주의 멋진 풍광을 놓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다음은 '여행동화'에서 추천하는 구간별 스쿠터 여행 코스.

■ 귀덕~협재 해안도로=제주에서 물빛이 가장 아름답다는 협재해수욕장을 지난다. 에메랄드빛으로 찬란하게 반짝이는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드라마 '봄날' 촬영지로 유명한 비양도가 지척이다.

■ 우도=13 ㎞의 해안도로를 자전거로 돌면 2시간 이상 걸린다. 스쿠터로는 1시간이면 충분하다. 산호 백사장 등 '우도 8경'이 주요 볼거리. 성산포 항에서 배가 뜬다. 요금은 성인 1인당 5500원에 스쿠터 한 대에 3300원(성산↔우도 왕복 기준, 해상공원 입장료 포함). 064-782-5671.

■ 99번, 11번(5.16도로) 국도=한라산을 가장 가깝게 지나는 도로다. 도로 양쪽이 깊은 숲이어서 한여름에도 나무 그늘이 시원하다.

제주=김한별 기자

■ 대여=여행동화(www.welovejeju.com, 064-713-4779)의 경우 50㏄가 2만원, 125㏄가 3만원이다(24시간 기준, 헬멧 포함). 성수기 땐 미리 예약하면 공항 픽업 서비스도 제공한다. 초보자에겐 조작법을 알려 준다.

■ 안전=스쿠터는 자차보험을 안 받아준다. 대여업체에서는 대신 여행자 보험을 권한다. 3박4일에 업체별로 2000~3000원 선. 사고 위험이 큰 고속화도로(1100.516.99.11.95.1117번 도로, 산록도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일부 업체는 대여할 때 이쪽 길로 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기도 한다.

■ 준비=좌석 뒤에 짐칸이 있지만 넉넉하지 않다. 따라서 가방은 메고 탈 수 있는 배낭형이 좋다. 여성의 경우 짧은 치마나 하이힐은 금물. 제동목장 삼나무 길은 소떼 방목이 시작되는 4월부터 가을까지는 방역을 위해 종종 출입을 통제한다. 064-782-5031.

MTB … 브레이크 슈 상태 꼭 확인

제주는 자전거 천국이다. 여름이면 해안도로를 타고 자전거 행렬이 꼬리를 문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일반 자전거 얘기. 산악자전거(MTB)는 예외다. 한라산이란 걸출한 명산에 수백 개의 오름까지 있음을 떠올리면 의외가 아닐 수 없다. 한라바이크클럽 회원인 제주 토박이 서평문씨는 "'제주 하면 바다'라는 인식이 워낙 강해 뭍사람들이 미처 MTB까진 생각 못한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선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제주도가 천혜의 MTB 명소란 소문이 나면서 전국의 매니어가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많을 땐 배편으로 30~40명씩 단체 투어를 오기도 한다. 그 중심에 한라사이클 최재구 사장이 있다.

사이클 선수 출신인 최 사장은 제주시 연동에서 자전거 전문점을 운영하면서 섬을 찾는 MTB 매니어들의 '해결사 겸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가령 비행기로 제주를 찾으면 MTB는 분해해 수하물로 부칠 수밖에 없다. 이때 최 사장에게 연락하면 기꺼이 공항까지 와 수하물을 가게로 옮긴 뒤 재조립해 준다. 따로 정해 놓은 수고비는 없다. 같은 MTB 동호인으로서 수고비를 챙겨주면 그저 주는 대로 받는다. 자기 MTB가 없는 사람에겐 대여도 해 준다. 제주에선 유일하다.

"남는 게 없는 장사예요. 일반 자전거는 6만원짜리를 하루 1만원에 빌려주지만, MTB는 60만원 짜리를 1만5000원에 빌려주는 거니까요. 고장 났을 때 수리비나 감가상각비를 생각하면 오히려 밑지지요. 좋아서 하니까 가능하지, 돈 생각 하면 못해요."

다음은 최사장과 한라바이크클럽이 추천하는 MTB 명소.

■ 교래리 임도(林道)=제주 최고의 MTB 코스로 한라산 동쪽에 있다. 해발 500m가 넘는 곳이라 하이킹 내내 울창한 원시림을 만끽할 수 있다. 11번 국도(일명 5.16도로)와 1112번 지방도 갈림길에서 산굼부리 쪽으로 1㎞쯤 가면 삼나무 숲 사이로 시멘트 포장길이 나온다. 여기가 출발점. 숲으로 접어들면 완만한 경사의 포장.비포장 도로가 반복된다. 지형이 험하지 않고 군데군데 포장도로가 쉴 틈을 주기 때문에 초보자도 큰 어려움 없이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길 양 옆으로는 삼나무가 울창하고 군데군데 조립대나 복수초 군락이 있다. 5㎞쯤 가면 큰 돌로 만든 물찻오름(거문오름) 표지판이 나온다. 물찻오름은 굼부리에 물이 고여있는 걸로 유명한 오름. 표지판에서 20분 정도 더 가면 정상이다. 총 연장 21㎞ 길이의 MTB 하프 마라톤 코스인 셈.

■ 16번 국도= 약간 긴 코스로 제주도청에서 성읍 민속마을까지 이어진다. 한라산 중산간 지역을 관통하기 때문에 오름 등 제주 특유의 풍광을 실컷 볼 수 있다. 총 연장 55㎞. 꼬박 하루는 잡아야 한다.

■ 대여=한라사이클(www.hallacycle.com, 064-749-8510)에서 헬멧을 포함해 하루 1만5000원에 MTB를 빌릴 수 있다. 기종은 기본형 크로스 컨트리급.

■ 준비=여행장비를 지고 탈 경우 평소보다 타이어 공기압을 조금 더 높이는 게 좋다. 출발 전 브레이크 슈 마모 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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