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대결로 가는 시흥보선/경기도 광역선거 “이상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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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수뇌부 잦은 발길… 총선전초전 양상/민자 지역개발·민주선 정치성공세
그동안 중앙정치권에서 거들떠보지 않았던 지방의회의 「미니보궐선거」가 갑자기 관심을 끌고 있다.
전임 도의원 사망으로 30일 치르는 경기도 의회 시흥 1선거구 보궐선거가 야권통합후 첫 양당대결로 정당인기를 따져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인지 중앙당 수뇌부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중앙당 불개입」이란 당초 태도를 바꿔 20일 이기택 대표가 합동유세장에 참석한데 이어 23일 김대중 대표도 합동유세 현장에 나타나 분위기를 잡는등 수도권 통합야당 평판의 시험대로 삼으려는 눈치.
이에 맞서 민자당도 중앙당 지원규모를 확대,23일 경기도 간판격인 이한동 의원이 지원부대를 끌고 나왔고 26일엔 김종필 최고위원,27∼28일에는 김윤환 사무총장이 각각 현지에서 당원간담회를 가질 계획.
민자당의 한인수 후보(44·MBC탤런트)가 지역개발 공약에 치중하는데 비해 민주당의 임창모 후보(40·지구당 부위원장)는 정치성공세위주로 나서 「축소판」 여야 대결 양상이어서인지 더욱 「손님」이 몰린다는 것.
「초경량급」 선거급수에 비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민심 파악등 여러가지 의미부여할게 많아 선거 막판엔 급격히 열기가 달아오를 전망이다.
○…23일 합동유세 참석에 앞서 김대중 대표는 선거사무소에서 있은 당원대회에서 『통합야당의 지지를 입증할 수 있도록 꼭 승리하자』고 다짐.
김대표는 『이번 선거는 정치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고 전제,『그러나 국민의 여망을 받들어 단일야당을 만든 만큼 우리당 후보가 당선돼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열자』고 호소,대통령선거 전초전을 방불.
김대표는 『앞으로 대통령이 될 사람은 경제와 첨단과학을 알아야 하고 통일에 대한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고 「자기선전」을 한뒤 『현대그룹 사태는 정권말기적 현상으로 선거자금을 마련키 위한 것』이라고 맹공.
이어 김대표는 소래종합고교에서 열린 합동 유세장에 참석,임후보의 사기를 올려줬는데 유준상 정책의장·조세형·임춘원·최훈·정웅·조승형 의원 등이 수행했고 영입대상인 빈민운동가 저정구씨도 함께 했다. 임후보는 6공의 경제·사회 실정,도덕성부재를 주장히며 지역문제보다 정치성 발언에 주력.
○…민자당측은 김대중·이기택 대표의 현장 지원결과를 각각 분석한뒤 『유권자들의 반응이 냉담하다』고 주장.
유세현장에 있었던 장경우·김문원·황철수 의원 등은 이구동성으로 『통합야당 바람이 저조한데 실망했을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과열시키는 것은 야당』이라고 공격.
민자당은 중앙당이 「소문없이 드러내지 않고」지원하고 지역개발공약과 인물대결로 끌고 간다는 전략을 기조로 삼으면서 적정수준에서 맞바람 전법도 구사한다는 것.
김윤환 총장은 지난 6월 선거결과를 염두에 두며 『이번 보궐선거뿐 아니라 앞으로 국회의원 선거에도 여야 1대1이면 자신있다』고 장담을 해왔기 때문에 이를 입증하느라 신경.
중앙당 한 당직자는 『지난 총선이래 경기권에서 김대중 대표는 항상 실패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도 혹시라도 통합야당 바람이 일까 경계.
이날 한후보는 교통난 해소 등을 내걸고 『국민학교부터 여기서 다닌 저를 밀어달라』고 토박이 논쟁을 유도. 최근 인기드라마 「까치 며느리」에 출연한 한후보의 연설현장에는 임현식씨등 동료 탤런트 10여명이 지원차 나왔다.<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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