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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항 수 줄었으나 언어영역 어려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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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경향을 파악할 수 있는 올해 1차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 수능)가 실시된 14일 서울 풍문여고에서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1교시 언어영역 답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김형수 기자]

전국 58만여 명의 고3 학생들이 14일 모의 수능시험(전국연합학력평가)을 치렀다. 수능 등급제(9개 등급으로만 수능 성적을 매기는 방식)라는 새로운 입시 제도 적용을 앞두고 있어 학생들은 평소 모의고사 때보다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교사들은 이번 모의고사의 문제 유형과 난이도가 기존 수능시험과 비슷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이날 학력평가에는 전국 고교 1, 2학년생도 참여해 수능 형태로 시험을 치렀다.

1교시인 언어영역 시험은 "예상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이 나왔다. 예고된 대로 문항 수는 60문항에서 50문항으로 줄었으나 지문이 길고 단순 어휘 능력 문제가 줄었기 때문이었다. 용산고 정낙식 교사는 "학생들이 접하기 어려운 문학작품이 지문으로 제시돼 성적이 중하위권인 학생들이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언어영역 지문 가운데에는 박지원의 '한바탕 울 만한 자리', 이청준의 '조만득 씨', '스트리밍(streaming)'이라는 정보통신 용어를 설명하는 글 등이 포함됐다.

수리영역 문제는 전체적인 난이도가 그다지 높지 않으나 3~4문제는 풀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평가됐다. 현대고 이채영 교사는 "학교에서 보는 모의고사와 비슷한 유형으로 출제됐지만 상위권 학생들도 만점을 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어.사회탐구.과학탐구 영역도 기존 수능이나 모의고사의 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경기고 안창환 교사는 "외국어 영역은 듣기 평가도 무난했고 크게 어려운 문제도 없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등급제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명지외고 3학년 서지슬양은 "평소 1등급 받던 수리영역을 좀 못 본 것 같다"며 "다른 아이들이 어떻게 봤느냐에 따라 내 등급이 결정되기 때문에 걱정이다"고 말했다. 용산고 정 교사는 "상위권 학생들이 실수로 몇 문제를 틀려 수능 등급이 낮아질 것을 걱정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상언 기자<joonny@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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