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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노량진 학원가|하루 2만 몰리는 재수생 "집단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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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대입성공의 요새 노량진에서 우뚝 서라 ○○학원이여!」「들어보았는가, 최고득점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명강의를!」대입학력고사를 한달 앞둔 16일 오후 「재수생의 거리」 「고뇌하는 젊음의 거리」로 불리는 서울 노량진학원가.
전철역 플랫폼·역사·학원건물전체가 「1개월총정리」를 위해 몰려드는 수강생유치를 위한 학원안내광고로 뒤덮여있다. 저마다 최고의 강사진과 시설을 갖추고 명강의를 한다는 자랑들이다.
겨울을 재촉하는 날씨속에 코트깃을 세우며 학원으로 몰려드는 재수생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긴장된 모습들이다.
노량진 전철역과 노량진 경찰시 주변에 위치한 대입학원은 모두 7개.
대성·중앙·제일·청탑·대영등 종합반 5개와 한샘·정진등 단과반 2개등이다.
79년 서울 4대문안 학원 외곽이전조치에 따라 당시 광화문에 있던 대성학원이 동작구청 앞에 자리잡은 뒤로 잇따라 나머지 학원들이 문을 열었다. 현재 서울시내에는 75개의 종합반·단과반학원들이 노량진을 비롯, 용산·남영·서울·신설동역과 상계·미아 강남지역등에 6∼7개씩 산재해있다.
이중 노량진학원가는 매일평균 2만여명의 재수생이 모여 북적거리는 대표적인 학원거리.
「고교 4학년과정」이라 불리는 종합반은 3월초에 개강, 학력고사를 끝으로 종강하게 된다.
4천7백여명의 재수생이 수강하고 있는 대성학원의 경우 학력고사 우수자를 제외한 2천여명에 대해 별도의 시험을 거쳐 원생을 뽑고있다.
경쟁률이 평균 6대1을 웃돈다는 것이 학원측의 설명.
『재수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마음 편히 공부할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입니다.』 중앙학원총무부장 서진원씨는 이를 위해 『담임강사제등을 도입, 학교식 수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VTR·전산시스팀등을 최대한 활용, 강의 및 입시지도를 하고있다』고 소개했다.
종합반 학원에서는 학교와는 달리 3월부터 11월까지 3개월단위로 「3학기제」를 도입하고있다.
첫학기에는 교과서중심의 기본실력확립, 두번째에는 과목별 응용능력배양, 마지막 학기에는 학력고사예상 문제를 중심으로 실전력위주의 강의를 한다.
한달 단위로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는 단과반은 강사의 실력, 강의능력에 따라 수강생이 몰린다.
유명강사의 경우 수강신청이 쇄도, 수강증을 끊기 위해 밤샘 줄서기가 예사며 수강증에 웃돈이 붙어 팔리기도 한다.
25일 마감하는 대입원서접수를 앞두고 요즘 각 학원 상담실에는 지망학과와 지망대학 선택을 놓고 원생·학원·부모등 3자가 모여앉아 고민하고 있다.
대성학원 박종 상담실장은 『수강생 다수의 합격이 주요 임무인 학원으로서는 「소신」보다 「안정」을 권유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털어놓았다.
노량진 전철역부근이 대표적인 학원가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재수생을 대상으로한 분식점·전자오락실·햄버거하우스·당구장·카페·레스토랑등도 성업중이다.
특히 전자오락실은 스트레스해소를 목적으로 몰려드는 남녀 재수생들로 연일 만원성황. 시험일이 가까워지면서 길가의 컴퓨터관상점도 짭잘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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