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춤의해」맞아 무용평론가회 토론회|무용계 침체 씻고 도약다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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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춤의 해」로 제정된 92년을 국내무용계 발전과 도약의 원년으로 삼기위한 최선책은 무엇인가.
이대 무용과 교수들의 구속에 따른 후유증으로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있는 가운데 한국무용평론가회(회장 강리문)는 12일 문예진흥원 대강당에서 「춤의해」사업추진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구속된 육완순씨가 한국무용협회 조흥동이사장과 공동위원장을 맡고있는 「춤의 해 사업추진운영위원회」가 일개분과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난항을 거듭하는 등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뤄진 만큼 「범무용인 단합대회」효과까지 기대된 행사였다.
「무용학 진흥을 위해 춤의해가 할 일」을 발표한 김채신교수(서원대)는 『춤의해 이후에도 학술·출판활동이 지속되도록 보강하기 위한 「춤학술재단」형태의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학술사업으로 ▲남북 춤 관계 학술자료 교환 ▲해외동포 춤활동자료 수집 ▲외국 춤도서 및 춤공연 자료수집 ▲중·고교의 춤교과 독립 ▲춤박물관 건립 ▲전통무용 비디오자료 복제·배포 ▲한국무용론 자료집성, 한국근대춤자료사 발간 ▲한국무용사 연표출간 ▲대중적 춤소개 도서·비디오제작, 배포등을 제안했다.
「춤 문화 발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무용평론가 김태원씨는 『즉흥성·임기응변·맹목적 열정에 의해 추진돼온 80년대의 춤 문화는 이제 분명한 목표감각을 바탕으로 계획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예진흥원등의 기구에만 기댄다거나, 무보수로 대학별 동인활동 수준의 춤공연을 거듭하는 것만으로는 더이상 춤문화 발전에 불가능하므로 92년 「춤의 해」는 장기적 춤발전계획사업의 출발점이 돼야한다는 주장이다.
김씨가 제일 중요하다고 제시한 중·장기 발전방안은 ▲춤 발전기금 확보 ▲직업무용단 확대·보완 ▲춤 교육제도의 전문화 및 확산등 세가지. 춤 발전 기금은 젊은 무용인들의 해외연수, 원로 무용인들의 노후생활비 보조, 무용연습공간 확보, 강의적 안무가들을 위한 안무지원비보조, 춤자료실 확보 등을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모금을 위한 명작전·서울무용제 개막축전등의 행사를 통해 최소 30억원 정도를 모금하고 춤을 위한 후원조직을 갖출 것을 제안했다.
또 국·시립무용단들 가운데 광주시립(발레)·대구시립(현대무용)무용단을 빼면 모두 한국무용단체에서 장르간 불균형이 심각하므로 현대무용과 발레전문 직업무용단을 중심으로 직업무용단체를 크게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춤 교육제도의 측면에서 우선 초·중등학교에 무용전담교사를 확보해야 하며 대학에서는 이론교육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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