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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올해는 예사롭지 않다던데 … 우리집 건강 관리 어떻게

중앙일보

입력

황사는 중국 북부와 몽골의 사막.황토 지대에서 발생한 누런 모래 먼지다. 이 '봄의 불청객'(주로 3~5월에 발생)은 편서풍을 타고 이동해 중국.한국.일본의 대기를 오염시킨다. 황사가 건강에 해로운 것은 카드뮴.납.알루미늄 등 유해 중금속과 질소산화물.황산화물 등 대기 오염 물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특히 '황사+봄'은 건강을 해치기 쉬운 조합이다. 봄은 일교차가 크고 건조하며, 생활 리듬이 불안정해지고, 면역력까지 떨어져 질병에 걸리기 쉬운 계절. 따라서 황사가 불면 병원도 바빠진다. 호흡기내과(알레르기내과 포함).안과.피부과 대기실은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호흡기 질환=황사는 기관지 점막을 자극한다. 건강한 성인이라도 호흡 곤란, 목의 통증을 느낀다. 노인.어린이, 천식.폐결핵.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황사에 더 취약하다.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조상헌 교수는 "황사 발생 시 천식 등 호흡기질환자의 사망률이 평소보다 5% 가까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황사는 천식 환자에겐 '독'이다. 황사에 함유된 황산화물이 예민한 기관지를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 알레르기 비염 환자도 콧물.코막힘 증상이 심해진다. 행동 수칙은 이렇다.

첫째, 가급적 실내에서 지낸다. 외출이 불가피할 때는 이중 마스크나 황사 방지용 특수 마스크를 착용한다.

둘째, 약을 평소보다 더 잘 챙겨 먹는다. 천식 환자는 외출 시 흡입용 기관지 확장제를,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항히스타민제를 지참한다. 셋째, 기관지를 촉촉하게 유지한다. 이를 위해 물이나 차를 충분히 마시고, 가습기를 작동시킨다. 넷째, 실외 운동은 황사 종료 뒤로 미룬다. 운동량이 늘어나면 코 대신 입으로 숨을 쉰다. 코에서 걸러져야 할 유해물질이 기관지와 폐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눈 질환=눈도 '황사 테러'에 약한 부위다. 황사 때 가장 잦은 눈질환은 결막염. 주증상은 눈이 가렵고 빨갛게 충혈되며, 눈물이 나고, 눈에 뭔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을 느끼는 것.

강남성심병원 안과 김희영 교수는 "황사 때는 콘택트 렌즈를 빼고 안경을 착용하라"며 "렌즈 사이에 황사 먼지가 끼면 결막염이 잘 생긴다"고 설명했다.

황사로 인한 결막염을 예방하려면 외출 시 보호 안경을 끼고 귀가 후엔 미지근한 물로 눈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결막염이 의심되면 수돗물에 눈을 대고 깜빡거리거나 얼음 찜질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안구건조증도 황사로 인해 악화하기 쉬운 질환이다. 이 병은 건조한 곳에서 오래 생활하거나 눈 표면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심해진다.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황사가 불 때 인공눈물을 하루 6회 이상 눈에 넣어 준다.

◆피부 질환=황사 때는 피부도 '기침'을 한다.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든 황사 먼지가 피부 모공 속에 깊숙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봄엔 피부가 더 예민해진다. 건조한 날씨와 높은 일교차 탓이다.

황사 때 생기기 쉬운 피부 트러블은 여드름, 자극성 피부염, 피부 건조증 등이다. 황사의 미세 먼지가 모공을 막으면 여드름이 생기기 쉬워진다. 황사의 중금속 성분은 자극성 피부염을 일으킨다. '황사+봄'은 피부 건조증의 원인이다. 봄철 피부건조증과 겨울철 피부건조증은 발생 부위가 다르다. 전자는 얼굴.손 등 노출 부위에, 후자는 다리.팔.몸통에 주로 생긴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성형외과 서동혜 원장은 "황사로 인한 피부손상을 최소화하려면 보습.청결.자극 요인 차단 등 세 가지를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사 때는 외출 전 수분 크림이나 자외선 차단 크림을 얼굴.손.목.가슴 등에 발라 피부 보호막을 미리 만든다. 외출 시엔 가급적 긴 옷을 입고, 귀가해선 클렌징 제품으로 얼굴을 닦아낸 뒤 거품 타입의 세안제로 씻는다. 이때 세안용 물의 온도는 미지근해야 한다.

뜨거운 물은 피지를 없애 피부 건조증을 유발한다. 얼굴을 씻은 뒤엔 피부 보습 크림을 바른다.

◆황사 마스크=황사가 심할 때 마스크는 필수. 기준에 맞는 제품을 얼굴에 밀착시키면 100% 가까이 제거된다. 2년 전부터 시중에 황사 마스크가 다양하게 나와 있어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대부분 3중 구조의 필터로 10~1000㎛ 크기의 미세먼지를 잡아 준다. 안경을 쓴 사람은 코지지대가 있는지, 안경 김서림을 방지할 수 있는지 등을 살핀다. 가능하면 입체적으로 디자인돼 있어야 착용이 부드럽다. 인터넷이나 약국 등을 통해 구입하며 가격은 2000원대에서 1만원까지 다양하다. 자외선까지 차단할 정도로 얼굴 전체를 덮어 주는 마스크도 나와 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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