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엔 온통 꿰맨 자국… '국경없는 가정폭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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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에 질린 눈동자는 울긋 불긋한 피멍에 가리워있다. 이마 한 가운데는 퀼트처럼 꿰맨 자국이 선명하다. 입술부터 귀로 이어지는 얼굴선을 한 땀 한 땀 꿰맨 자국에선 잔혹했던 폭력의 순간이 떠오른다. 앳된 얼굴의 여성부터 은발의 할머니까지 예외는 없다. 모두 가정 폭력이 남긴 상처다.

참혹한 사진을 담은 여성원조기구(Women's aid Organization, WAO)의 여성 폭력 방지 캠페인 포스터가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포털 사이트 다음을 통해 확산된 포스터는 가정 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피해 여성들의 상처 입은 얼굴을 그대로 노출했다. WAO는 1982년 말레이시아 여성들에 의해 설립된 NGO 여성 단체다. 남편의 폭력을 사적인 문제라고 여겼던 여성 피해자들을 교육시키고 전화 상담을 받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보호소로 피신시킨다. 강간과 성희롱을 포함한 또 다른 유형의 여성 상대 범죄에 대해서도 계몽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에도 위안부 문제를 포함 강간, 가정 폭력을 주 관심사로 다루는 한국 여성의전화연합(Korean Women's Hot Line)이 있다. 1983년 설립된 이 단체는 은폐된 이슈였던 남편의 폭력을 공론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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