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꿈나무] 복제 로봇 뚝딱 … "이제 나 대신 과외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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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프래니, 복제로봇을 물리쳐라

짐 벤튼 글.그림, 박수현 옮김, 언어세상, 116쪽, 7500원, 초등 저학년

어린이들 사이에 소리 소문없이 인기를 끌고 있는 '엽기과학자 시리즈'의 여섯번 째 책이다.

주인공 프래니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다. 그런데 보통 어린이와는 다른 점이 많다. 수선화길 끝에 자리잡은 집의 이층 침실은 프래니의 연구실. 아침마다 수염을 깎아줘야 하는 민달팽이, 날마다 신발을 신겨야 하는 거대한 지네, 매일 젖을 짜야 하는 콩나무가 있다. 게다가 푸들, 치와와, 비글, 셰퍼드 등 여러 종류의 개들 피가 조금씩 섞인 조수 개 이고르는 말썽 피울 틈만 노린다. 전기톱을 든 악어와 레슬링을 즐기기도 하고.

여기에 셀리 선생님이 내주는 숙제도 만만치 않다. 괴물이나 원자력, 전기 두뇌에 관한 것도 있고 고대 이집트를 공부할 때는 미라도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프래니는 전혀 힘들지 않다. 엽기 과학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작 프래니가 못 견디는 것은 숨쉴 틈 없이 이어지는 특별과외다.

엄마는 "열심히 노력해서 최고가 되는 게 중요하다"며 축구, 요리, 백 파이프 과외를 시킨다. 지친 프래니는 엽기 과학을 이용해 자기를 닮은 복제로봇을 만든다. 로봇들에게 "최고가 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 가르친 뒤 자기를 대신해 과외를 받도록 한다.

이렇게 해서 프래니는 여유로와지지만 로봇들이 너무 열심히 하는 바람에 엄마가 녹초가 된다. 보다 못한 프래니가 로봇들이 천천히 움직이도록 프로그램을 조정하려 하자 로봇들은 반란을 일으키는데….

요리광선 등 기발한 상상력에 쪽마다 유머러스한 삽화가 곁들여져 재미는 더할 나위 없다. 복제인간, 과외, 일등주의 등 생각거리도 만만찮은 교육동화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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