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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팰리스 효과' 잠실 상권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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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잠실 일대는 강남에 버금가는 서울의 최고급 주거단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산층 입주자들이 몰리면서 상권도 활성화되고 있다.
게다가 서울의 대표적 랜드마크가 될 제2롯데월드 건설 계획이 조만간 확정될 예정이어서 '잠실 프리미엄'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해말 이후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의 영향으로 당분간은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 같다.

◇살아나는 잠실 상권
잠실에 사람과 돈이 몰리고 있다. 저층 아파트가 점차 사라지고 고급 아파트숲이 무더기로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레이크팰리스 인근을 중심으로 재건축이 진행되는 주공1~5단지 주변에는 중개업소만 무려 400여곳이 영업 중이다. 게다가 오는 7월부터 내년 9월까지 입주가 진행될 주공1~3단지 상가에만 150여개 업소가 추가로 입주할 예정이다.
사람과 돈을 쫓아 이 곳으로 몰려드는 업종은 부동산만이 아니다. 클리닉센터(병원)와 입시학원,세탁소,미용실 등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레이크팰리스 정문앞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이혜선(46·여) 씨는 "아파트 입주자 외에 부동산중개업자 등 외지인이 많아진 때문인지 매출액이 작년 이맘때보다 30%쯤 늘어난 것 같다"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잠실 재개발로 인해 장사에서 가장 이익을 많이 보는 업소는 바로 잠실롯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놀이시설인 롯데월드는 리모델링을 위해 지난 1월 8일부터 전면 휴장에 들어갔지만,호텔과 백화점에는 손님이 꾸준히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잠실점 남성스포츠팀 총괄매니저 박상배(43) 씨는 "재건축 아파트 입주로 인해 늘어날 백화점 매출액이 올해 130억원,내년에는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으로 서울시내 대부분 지역에서는 요즈음 출·퇴근 시간에도 손님이 타지 않은 빈 택시를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지하철2호선 잠실·신천역을 중심으로 하는 잠실 일대는 사정이 다르다. 개인택시 운전사 김호웅(65) 씨는 "레이크팰리스 입주 이후 잠실 지역에서 손님이 크게 늘자 빈 택시들이 몰려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통난이 갈수록 심해져 강남 중심가와 마찬가지로 평일에도 '종일 러시아워'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파트와 달리 상가는 정부 규제가 거의 없다. 이에 따라 현재 잠실지역 상가에는 전국 각지에서 이른바 '큰손'들이 무더기로 몰려들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지난 1월 레이크팰리스 단지 내 상가 B동 1층(부동산 중개업소 입주)의 평당 분양가는 무려 1억3000만원으로 국내 상가 분양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학원과 클리닉센터 등의 입점이 늘면서 아파트 단지 인근 근린상가의 빈 점포는 모두 사라졌다.
지난해 이맘 때 평당 4000만원선이던 1층 상가의 시세는 현재 5000만원 이상으로 올랐다.
소득이 많은 중산층이 대거 입주하면서 상권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지역 중심지인 지하철 신천역세권의 경우 지금까지는 유흥업소와 오락 업종이 주종을 이뤘으나 영화관 등 문화적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아파트 거래는 '뚝'
레이크팰리스(2678가구)는 입주 예정자의 40% 이상이 당초 주공4단지 거주자가 아닌 외지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동절기 입주에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인해 입주를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이달초 현재 입주율은 65% 정도다.
부동산전문가들에 따르면 레이크팰리스를 비롯한 잠실 재건축아파트들은 지금까지 가격이 상당히 많이 올랐음에도 불구,장기적으로 투자 가치는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달초 현재 레이크팰리스의 매매 가격(호가)은 ▶26평형 7억3000만~7억5000만원 ▶34평형 11억~12억원 ▶43평형 15억3000만~16억5000만원 ▶50평형 20억~27억원선이다. 또 전세가격은 평당 평균 1000만원선이다.
하지만 정부가 부동산 안정을 위해 지난해 내놓은 11·15대책과 올해 내놓은 1·11대책,1·31대책 등으로 소비자들의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격도 지난해 10~11월에 비해 5000만~1억원 정도 떨어졌다. 단지 봄 이사철과 개학철을 맞아 전세는 가격이 약간 오름세를 보이면서 거래도 다소 활발해지고 있다.
이 지역 출신인 서울시의회 진두생 의원은 "장기적으로 잠실의 주거환경은 교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올 상반기 중 송파대로에서 버스중앙차로제를 시행하고 지하철 9호선을 서둘러 개통하도록 서울시의 건의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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