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영화배우 선언 정보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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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배우 정보석이 25일 아침 부산으로 날아갔다.
출연한 영화 『아그네스를 위하여』 부산개봉에 맞춰 팬사인회 등 행사를 갖기 위해서다.
27일 상경하는 그는 다음 출연작 『걸어서 하늘까지』의 의상준비·연기연습을 계속한다.
한편으론 11월초 개봉될 『서울의 눈물』 홍보차 여기저기 다녀야되고 『제5의 사나이』마무리 작업에도 매달려야 된다.
또 『아그네스…』에서 공연한 미국 여배우 파멜라가 서울에 와있어 뒷바라지에도 신경을 쓴다.
정보석은 요즘 충무로의 가장 바쁜 배우가 됐다.
특히 그는 TV에서 출발했지만 TV와는 손을 끊고 전업영화배우의 길을 걷고 있어 돋보이는 존재다.
『안방보다 드넓은 운동장(스크린)에서 세상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해 보고픈 건 연기자 모두의 욕심일 것이고 어렵겠지만 그 길을 걷자고 결심한 거지요.』
데뷔작 『그 후로도 오랫동안』(성폭행 당한 애인 때문에 고통받다 범인에게 복수하는 우울한 형사), 『젊은 날의 초상』(현실의 무게에 눌려 방황하는 대학생)등의 이미지로 그에게는 「감성의 로맨티스트」라는 다소 상투적인 수식어가 들어있지만 당분간은 그런 이미지로 밀고 갈 생각이다.
배우층이 두텁지도 않은데 이것저것 막 맡다간 결과적으로 관객들에게 한국영화식상 등을 불러일으킬까 봐서다. 그래서 『서울의 눈물』에선 쫓겨다니는 운동권으로, 『제5의 사나이』에서는 범죄조직에 맞서는 킬러로 나온다.
그리고 문순태씨의 소설을 영화화하는 『걸어서 하늘까지』에서는 소매치기 1급 기술자지만 정상세계로의 편입을 절망적으로 그리는 젊은이로 나온다.
『목소리 연기가 약해 아침마다 2시간씩 큰 소리로 연습을 해대 이웃들에게 미안하다』는 그를 영화계는 대성할 재목 제1호로 꼽고 있다.

<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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