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구선수권 12년 연속 제패한 고 이상천씨 미국 당구협회 '명예의 전당'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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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당구계의 전설'로 불리다 2004년 타계한 이상천(사진)씨가 미국 당구협회(BCA.Billiard Congress of America)의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

BCA는 "1990년부터 12년 연속 미국 당구선수권대회를 제패한 한국 출신 이상천씨가 2007 명예의 전당 입회자로 확정됐다"며 "5월 15일 라스베이거스 리비에라 호텔 카지노에서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라고 2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고 이상천씨는 명예의 전당 이사회가 후보를 정하지 않고 실시한 자유 투표에서 31표 중 22표(70.9%)를 얻어 미국인 알렌 홉킨스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이씨는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에 재학 중이던 74년 당구 선수로 데뷔했다. 학교를 중퇴하고 당구에 빠졌던 그는 78~87년 한국선수권을 10회 연속 제패했다. 87년 큐 하나만 들고 혈혈단신 미국으로 건너가 '스리쿠션'부문 12연패를 이룩했다.

재미동포와 결혼해 안정을 찾은 뒤인 93년 세계당구협회(BWA) 랭킹 1위에 올랐다. 90년부터 94년까지 미국에서 열린 각종 대회에서 41게임 연속 승리를 달성, 41년 윌리 호프가 세운 36연승 기록을 간단히 뛰어 넘었다.

2004년 대한당구연맹 회장에 취임해 한국 당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활동하던 중 위암으로 50세에 숨을 거뒀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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