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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단체·기업·학교/상징 동·식물 정하기 붐/자연보호운동 각계확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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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구로구는 백목련·느티나무·비둘기/럭금그룹 황소·연꽃선정 관심일궈/꽃씨 나눠주기·나무심기·새집달기 활발
「자연과 함께 하는 삶」에 관심과 애정이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기업체·학교가 벌이고 있는 「동·식물 상징물 정하기운동」으로 피어나 눈길을 끌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기업체에서는 구성원들의 참여의식을 높이기 위해 상징물 선정을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멸종위기에 놓인 희귀 동·식물을 선정,보호에 나서는 한편 꽃씨나눠주기,나무심기,새집달아주기 등 적극적인 자연보호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서울 구로구는 9월 구민 1천5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구로동지역에서 많이 서식하거나 접할 수 있는 꽃·나무·새 등을 조사,「백목련·느티나무·비둘기」를 구화·구목·구조로 정했다.
「백목련」의 경우 꽃잎이 9장이어서 구로의 아홉구를 의미하며 「느티나무」는 산소방출량이 많아 공장이 많은 이 지역에 적합한 수종이라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 도봉구·은평구·서초구·노원구 등도 장미·코스모스·소나무·오동나무·비둘기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동·식물을 상징 동·식물로 선정,자연보호의 의미를 높여가고 있다. 강남구등에서도 연내에 상징물 제정을 서두르는 등 그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또 경기도 부천시는 상징꽃인 「복사꽃」을 시 전체의 이미지통일작업(CIP)의 도안으로 채택,주민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구로구청 국원 문화계장(46)은 『선정된 상징물을 반상회등을 통해 홍보한 결과 주민들의 반응이 예상대로 높았다』며 『92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로수심기,꽃씨나눠주기,재배·사육단지조성 등 구체적인 사업을 구민참여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체·학교=럭키금성그룹은 최근 사내 공모를 통해 「황소·느티나무·연꽃·원앙」을 각각 상징 동·식물로 선정하고 이들 상징물을 주제로 한 문예작품공모와 아울러 사내에 탐조회를 만들어 철새 도래지인 한강 밤섬에 정기적으로 먹이주기,서식용 녹지조성 등의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대동은행도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고래」를 상징동물로 선정,자연보호에 대한 인식을 높여가고 있으며 한국화장품은 「학」을 상징동물로 선정,비무장지대안 서식지에 대한 보호활동에 나서고 있다.
숭실대도 최근 「백마·목튤립」을 상징 동·식물로 정하고 지난 10일 교내에 상징탑을 건립한데 이어 「목튤립」 서식지를 교내 10여군데로 확산시켜 학생들의 애교심과 자연보호의식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강남지역의 신설 고교인 가락고·오금교 등에서도 상징 동·식물을 선정,교내에서 재배하는 등 교육차원에서 상징 동·식물 보호에 나서는 중·고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움직임에 대해 원병오 경희대 교수(65·조류학)는 『상징 동·식물선정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라며 『선정에 있어 우리나라 토착 동·식물을 우선으로해 지역특성을 살리는 것과 함께 자연과 더불어 공존한다는 마음자세로 동·식물에 대한 관심을 자연보호로까지 이어가야할 것』이라고 밝혔다.<홍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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