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빅3 '당심 대장정' 돌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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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3월 들어 한나라당 빅3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당 경선의 후보 등록기간이 4월 초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는 시점이다. 그래서 이들의 발걸음은 경선 투표권이 있는 당원과 대의원의 마음을 향하고 있다. 본선만큼 뜨거운 한나라당 예선전이 본격화됐다.

"당심까지 붙잡겠다"=지지율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2일 제주도를 방문했다. 그는 제주를 시작으로, 이달 중 영.호남을 거쳐 충청.강원 지역을 차례로 찾는다는 '북상(北上)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 전 시장이 3월 중 저인망식 전국 순회 일정을 잡은 것은 경선 전 지방 당원들을 집중 접촉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 전 시장은 국민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게 앞서지만 당심(黨心)은 만만치 않다는 게 캠프의 자체 판단이다.

조해진 공보특보는 "민심의 우위를 확고히 하고 당심까지 붙잡기 위해 전국을 돌기로 했다"며 "이번 일정이 경선 판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이 전 시장은 지역언론 간담회, 4.3 평화공원 참배, 하이테크산업진흥원 방문 등 일정을 소화했다. 공개일정을 마친 뒤에는 도당 관계자들과 만찬도 했다.

◆"바람 불면 달라질 것"=박근혜 전 대표도 신발끈을 조여 맸다. 지난달 27~29일 광주.전남 투어를 시작으로 이달 부산(4일), 대전.충남.전북(7~9일), 울산.경남(14~16일), 강원(21~22일) 등 지방 일정을 줄줄이 잡아놨다.

틈틈이 인천.경기 수도권 지역도 당일치기로 방문한다. 이정현 공보특보는 "1, 2월이 워밍업 수준이었다면 앞으론 본격적으로 전국을 누비며 박 전 대표의 최대 강점인 대중성.현장성을 부각하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선거에서 위세를 떨쳤던 '미다스 손' '박근혜 바람'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여기엔 검증론 논란으로 조성됐던 '네거티브 구도'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캠프에선 "4월 재.보선 선거가 박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4월 초가 되면 1, 2위 지지율 차가 오차 범위 내에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선 룰 담합은 안 돼"=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측이 6월 경선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양자가 그렇게 합의했다면 담합"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조기 후보 등록에 대해서도 "경선 룰도 정하지 않고 후보만 조기 등록하면 정치의 품격을 폄하하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김정하.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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