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재단 만들어 공동연구 추진"|미 스탠퍼드대 인문대학장 가이아나출신 토머스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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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스탠퍼드대는 미래의 지도자를 배출하는데 큰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낌니다. 전세계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학생들은 서로의 이질문화를 배우면서 미래의 재목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에 대한 학문도 그들이 꼭 배워야 할 가치 있고 중요한 것입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이와트 토머스 인문과학대 학장(49)이 한국학 등 아시아관련 학문의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개발과 이를 위한 기금모금을 위해 지난13일 한국을 찾았다.
한국을 비롯, 일본·대만 등을 2주간 순방중인 그는 스탠퍼드대 출신 한국기업인들과 교육부·서울대 등의 관련 인사들을 두루 만나 한국학과 관련한 중장기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토머스학장에 따르면 현재 스탠퍼드대는 한국학과 관련해 초·중·고급한국어학코스와 한국경제·역사 등 4개 교양과목개설, 한국교수 초빙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재정난에 봉착,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장기적으로는 2백만달러 규모의 한국학재단을 만들어 한국학강좌를 고정화하고 교수 및 학생상호교류·학문공동연구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스탠퍼드대에 대한 한국학생들의 뜨거운 관심과 우수한 학생들의 지원에 감사하고 있다』는 토머스학장은 남미 가이아나출신으로 자메이카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영국에서 통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70년 미국으로 이민, 통계학적 기법을 응용하는 심리학 권위자로 72년 이후 스탠퍼드대 교단에 서왔다.
스탠퍼드대는 그 동안 3백여 한국인 동문을 배출했고 1백50여명이 재학중이라고 밝힌 토머스학장은 그 자신 소수민족 출신이지만 『소수민족이 느끼는 한계가 오히려 자신을 겸허하게 채찍질하는 촉매가 됐다』며 『모든 일이 좋은 이유에서 발생한 것이며 잘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 자기의 위치를 스스로 솔직하게 인정해 최선을 다한 후 최고가 아니라도 기여할 일이 많다는 생각을 가지라고 어려움을 겪는 유학생들을 격려해 왔다』고 말한다.
스탠퍼드대는 90년 신입생의 경우 44%가 유색인종이며 25%는 아시아계 출신 학생이라는 것.
『조만간 한국을 다시 방문, 더 많은 동문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그는 불교사상 등 아시아학문연구가 매우 활발한 것을 스탠퍼드대의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고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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