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단거리핵 폐기”/모든 지상·잠함·공중핵제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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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핵실험 1년 중지·70만 감군/고르비 「부시 조치」대응 획기적 선언 발표
【모스크바·AP·로이터=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지난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핵무기 감축선언에 상응하는 조치로 5일 단거리 전술핵무기 폐기를 포함한 핵무기 감축에 관한 획기적인 선언을 발표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소련 TV와 타스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핵무기가 없는 세계와 보다 안전하고 보다 안정된 평화」를 창조하기 위해 소련은 지상발사 전술핵 미사일의 모든 탄두와 핵포탄을 폐기할 것이며 함정과 잠수함에 장착된 모든 전술핵무기들도 제거할 것이라고 선언했다.<관계기사 3면>
그는 또 소련은 전진재치된 전술비행부대에서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고 이들을 중앙통제하의 안전한 저장소에 보관하며 미국의 장거리 B­52 및 B­1 폭격기들과 유사한 소련의 중폭격기들을 24시간 경계태세에서 해제,이들의 핵무기들을 무기고에 보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밖에 중폭격기용 단거리 핵미사일 개발계획을 중지하고 핵탄두 미사일로 무장한 잠수함 6척도 퇴역시킬 것이며,이동식 단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계획을 중단하고 다탄두 각개 목표 미사일(MIRV) 1백34기를 포함,ICBM 5백3기도 경계태세에서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또 소련은 일방적으로 앞으로 1년간 핵실험을 중지할 것이며 다른 핵무기 보유국가들도 이에 따르도록 요청하고 소련군 병력을 70만 감축,3백만명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소련의 이같은 핵무기 감축은 지난 7월 체결된 미소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른 감축보다 더욱 대폭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앞으로 7년후 소련이 보유하는 전략핵무기 숫자는 START에서 합의된 6천개보다 1천개가 더 줄어든 5천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미국에 대해 현재 양측이 보유한 공격용 전략핵무기의 약2분의1에 해당하는 대폭적인 추가감축을 놓고 집중적인 협상을 벌이자고 촉구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미국과 소련이 공동으로 지상 및 우주에 배치할 조기경보체제 및 비핵 대미사일 방어체제 등을 개발하자고 제의하면서 모든 핵무기원료 감축에 대한 통제를 위해 협상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번 제안이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 및 다른 공화국 지도자들과의 합의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밝히고,이날 성명 발표에 앞서 부시 미 대통령에게 전화로 자신의 제안에 관해 설명했으며 부시 대통령은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하고 자신과 부시 대통령은 대규모 군축에 따른 새로운 미소 정상회담 개최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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